4차 산업혁명서 '경제혁명 아이콘' 이미지 차용
박정희 생가서 "위대한 지도자의 위대한 미래"
윤석열 대통령은 1일 경상북도 구미 소재의 금오공과대학교를 찾아 "박정희 대통령의 얼이, 숨결이 살아있는 곳"이라고 했다. 금오공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산업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한 4년제 대학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생일 하루 앞두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도 찾았다.
윤 대통령의 이날 행보는 보수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의 지지층을 다시 한번 결집하고 경제 부흥의 아이콘인 박정희 전 대통령 같은 돌파력으로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향한 특별한 존경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이었던 지난 4월 SK 바이오사이언스 본사를 방문해 "박정희 대통령 같은 분들은 늘 이렇게 헬멧을 쓰고 중화학 공업을 상징하는 대형 공장과 건설 현장을 많이 다니셨다"고 발언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을 꺼냈다.
지난해 10월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3주기 전날에는 서울 동작동 현충원을 찾아 박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유족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현직 대통령이 서거일을 전후해 묘소를 찾은 것은 이례적이다.
윤 대통령은 2년 차 집권을 시작하며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를 기치로 내걸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0월 대비 0.3%포인트 하향했을 정도로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 돌파구는 해외 수출과 투자다. 윤 대통령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자신을 '한국의 1호 영업사원'이라고 소개하며 세일즈 외교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과거 우리나라의 2차 산업혁명의 토대를 닦아 경제적 부흥을 일으킨 장본인"이라며 "4차 산업혁명의 패권 경쟁 속에서 윤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경제 혁명의 상징으로 차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위대한 지도자가 이끈 위대한 미래, 국민과 함께 잊지 않고 이어가겠습니다'라고 방명록에 쓰기도 했다.
오는 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71번째 생일을 앞두고 구미를 찾은 것도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은 검사로 재직하던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검 수사팀장을 맡아 사건을 수사했다. 이후 서울 중앙지검장으로서 공소유지 업무를 지휘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중형을 이끌었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뒤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느냐.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갖고 있는 미안함 이런 것을 말씀드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전희경 정무1비서관을 대구 달성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로 보내 생일축하 난을 전달했다"며 "전임 대통령에 대한 존경을 표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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