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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천화동인 1호는 누구 것인가 [대장동 게이트, 정영학 녹취록 다시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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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1-30 13:19:03 수정 : 2023-01-30 14:17:59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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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소환조사했다. 검찰이 대장동 일당 공소장에서 이 대표 이름을 146차례 언급한 만큼 이 대표에 대한 기소는 기정사실인 것처럼 보인다. 이 대표는 사건 쟁점인 ‘뇌물 약속’ 부분과 관련해 “천화동인 1호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았다고 보고 있는 만큼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최근 공개된 ‘정영학 녹취록’을 통해 ‘천화동인 1호’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본다.

 

◆김만배 “다들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녹음한 녹취록 중 천화동인 1호와 관련해 눈에 띄는 부분은 2020년 10월30일 경기 성남 한 노래방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정 회계사가 대화한 내용이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연합뉴스

이날 이들은 비용 분담 및 지분 관련 이야기를 했는데, 그러던 와중에 김씨가 먼저 천화동인 1호 이야기를 꺼냈다. 김씨는 유 전 본부장에게 “천화동인1이 남들은 다 니껄로 알어. 너라는 지칭은 안 하지만, 내께 아니라는 걸 알어”라고 말한다.

 

천화동인 1호는 특정금전신탁 방식으로 대장동 개발 사업의 지분에 참여한 민간사업자로, 지분 100%가 화천대유 소유다. 명목상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씨가 천화동인 1호 소유인 게 맞지만, 2021년 대장동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온 뒤부터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따로 있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김씨의 이 같은 말에 유 전 본부장은 “그걸 누가 이야기 안 했으면 애들이 어떻게 알겠어요”라며 “누군가 이야기했으니까 알겠죠”라고 답했다.

 

이어 김씨는 “아니, 회사(화천대유로 추정)에서 이야기한 게 아니라 여기저기 다니면서 (남 변호사가) 천화동인1 소송할거다, 뭐 할거다 이런 얘기했겠지”라고 설명한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남욱이, 남욱이꺼, 아니 남욱이 지꺼라고 그랬으면 지꺼라고 이야기해야지 남욱이가 유동규꺼니까 뺏어와야겠다. 그런 말은 안 했을 거 아니에요?”라며 재차 되묻는다. 김씨는 “그런 얘기는 안했는데 그건 형이 오바한 거고, (천화동인 1호가) 내께 아니라는 걸 알지”라고 재차 설명한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예, 그러니까 팩트를 정확하게 해야지. 그다음에 내가 누군가가 아, 이거는 유동규 몫으로 해놓은 거야.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는 다음에야”라고 말하자, 김씨는 “아무도 몰라 너라는 거”라고 대답했다. 유 전 본부장이 “아무도 모르죠. 알 수가 없는 거잖아요”라고 말하며 천화동인 1호 관련 대화는 마무리된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연합뉴스

◆李 “터무니없다” VS 柳 “정진상이 이야기하게 둔 것”

 

‘노래방 대화’를 토대로 보면 천화동인 1호 지분이 김씨 것이 아니라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 실제 녹취록엔 김씨 등 대장동 일당이 유 전 본부장에게 어떤 식으로 돈을 넘길지 상의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핵심은 전반적 합의 과정을 이 대표가 알았는지, 그리고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이 실제 누구 몫이며, 이 대표가 이를 인지한 상태에서 이 같은 일을 승인했는지 여부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모든 상황을 이 대표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 전 실장에게 보고했기 때문에 이 대표가 모를 수 없다는 입장이고, 이 대표는 “터무니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검찰에 출석해 제출한 진술서에서 ‘천화동인 1호 소유 의혹’에 대해 “터무니없는 모략적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보도 전까지 존재 자체를 몰랐다”며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천화동인 1호’가 2018억 원의 배당을 받고, 수백억원이 김만배 씨의 대여금 형식으로 나갔고, 주식투자와 부동산 구입에 수십억원을 사용했고, 일부는 손실로 처리됐다. 제 것이라면 김만배씨가 돈을 그렇게 함부로 써버릴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 대표는 “유동규씨는 700억(428억원)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제가 달라고 하면 주어야하는 돈이라고 한다”며 “녹취록에 따르면, 정민용씨와 같은 부수적 역할을 한 사람이 100억원을 받고, 김만배씨 학교 후배로 화천대유 실무를 챙긴 이모씨도 120억원을 받는다는데 이들보다 큰 역할을 했다는 유동규씨의 지분이 아예 없다는 것이 상식일까”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뉴시스

이에 반해 유 전 본부장은 전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내가 이 대표에게 ‘우리 지분 몇 %다’라며 직접적으로 돈 얘길 한 적은 없다. 그건 정진상이 이야기하게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과연 제 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이었는지 나중에 재판을 통해 다 공개될 것”이라고도 했다.

 

김씨가 천화동인 1호에서 돈을 빌려갈 때 정 전 실장 등의 동의를 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장동 사건의 한 핵심 관계자는 전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만배는 당시 사업비로 들어간 돈을 정진상 등의 동의를 받고 천화동인 1호에서 대여받아 사용했다고 여러 번 말했다”며 “천화동인 1호가 원래 이재명 시장 측 것이라, 김만배 입장에선 실질적으로 본인 몫이 별로 없으니 정민용은 남욱 몫에서 챙겨주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천화동인 1호 소유주를 둘러싼 논쟁은 법원에 가야 결론이 날 전망이다. 정 전 실장 등 이 대표 최측근들이 법정에서 어떤 증언을 할 지가 최대 관심사다. 검찰은 현재 이 대표에게 2차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이 대표는 이에 응하기로 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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