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뇌/대니얼 J. 레비틴/김성훈 옮김/와이즈베리/2만2000원
다 같이 응원가를 부르면 왜 하나 된 기분이 드는 것일까. 전쟁터에 멜로디가 울려 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억을 잃은 노인이 어린 시절 즐겨 부르던 노래에 반응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울할 때 왜 슬픈 노래를 듣게 되는 것일까. 구구단이나 알파벳을 외울 때 리듬을 붙여서 노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처럼 음악은 어디에나 있고, 또 아주 머나먼 과거부터 있었다. 수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 어느 때를 보아도 지금까지 알려진 문화 중에서 음악이 없는 문화는 없었다.

“음악적 뇌에서 문명이 시작됐다.”
저자는 인간 진화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열쇠는 바로 이 ‘음악’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본성, 뇌와 음악의 상호작용, 진화와 사회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음악이 인간의 삶에서 맡아온 역할, 그리고 음악과 인간이 함께 진화해온 방식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인지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이며 ‘호모무지쿠스’와 ‘정리하는 뇌’, ‘석세스에이징’을 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인 동시에 그 이전에는 스티비 원더·블루 오이스터 컬트와 같은 예술가와 함께 일한 음반 프로듀서이자 세션 연주자, 음향 엔지니어인 저자는 음악이 어떻게 진화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는지, 그리고 음악이 어떻게 인간 본성의 발달을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오랜 시간 탐구해왔다.
저자에 따르면 아주 옛날부터 음악은 언어, 대규모 협동 작업,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중요한 정보의 전달 등 복잡한 행동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을 닦아준 활동이었다. 특히 우정·기쁨·위로·지식·종교·사랑을 주제로 한 노래들이 그랬다. 책 또한 이에 따라 6장으로 분류됐다. 1장 ‘인류와 노래’를 시작으로, 2장 ‘우정의 노래’, 3장 ‘기쁨의 노래’, 4장 ‘위로의 노래’, 5장 ‘지식의 노래’, 6장 ‘종교의 노래’까지 세상을 빚어낸 이 여섯 종류의 노래를 각각의 장으로 나눠 이야기한다.
“이 책은 음악이 어떻게 사회와 문명의 형성을 가능하게 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음악은 독특한 방식으로 우리 뇌 속에 들어와 앉았다. 음악은 별개의 여섯 가지 방식으로 이런 일을 하고 있고, 그 각각의 방식은 자기만의 진화적 기반을 갖고 있다. 음악은 여섯 가지 노래를 통해 세상을 빚어냈다. 바로 우정, 기쁨, 위로, 지식, 종교,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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