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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대자연 누리는 특권의 시간 보내고 왔죠”

입력 : 2023-01-26 06:00:00 수정 : 2023-01-25 22: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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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최초 ‘무보급 도달’ 김영미 귀국

“하루도 안 쉬고 100kg 썰매 끌어
20년 이상 산 다니며 느낀 고통
51일 동안 압축해서 겪은 느낌”
김 대장 원정기, 다큐 공개 예정

“온몸으로 바람과 대자연을 누릴 수 있는 특권의 시간을 남극에서 보내고 왔어요.”

한국인 처음으로 ‘무보급’ 남극점 도달 기록을 쓴 산악인 김영미(43·노스페이스 애슬리트팀) 대장 표정은 밝았다. 25일 인천 최저기온이 영하 16도까지 떨어졌지만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 대장은 “한국은 따뜻하다”며 웃었다.

한국인 최초로 무보급 단독 남극점에 도달한 산악인 김영미 대장(오른쪽)이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아버지 김형순·어머니 박춘하씨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인천=뉴스1

김 대장은 아무런 보급을 받지 않고 홀로 1186.5㎞를 51일 동안 걸어 남극점에 도달한 뒤 무사히 돌아왔다. 그는 현지시간으로 지난해 11월27일 남극 대륙 서쪽 허큘리스 인렛에서 100㎏ 썰매와 함께 출발해 지난 16일 남위 90도에 닿았다. 2004년 박영식 대장이 이끄는 원정대가 무보급으로 남극점에 오른 적이 있지만, 같은 조건을 단독으로 충족한 한국인은 김 대장이 처음이다. 여성으로 제한하면 김 대장이 걸었던 길은 더 빛이 난다. 남극점을 밟은 여성은 모두 17명인데 이 가운데 7명이 중간에 식량이나 물자를 지원받았다. 김 대장이 무보급으로 남극점에 도달한 11번째이자 아시아 최초의 여성인 셈이다.

김 대장은 “남극점을 향하는 시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며 “순간순간이 다 살아 있는 느낌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 짐이 담긴 100㎏ 넘는 썰매를 끌고 다녔는데, 체감상 그 무게가 전혀 줄지 않았다. 20년 이상 산을 다니면서 느낀 고통을 51일에 압축해서 매일매일 다른 증상으로 겪은 느낌이었다. (마지막 날 아침) 오늘만 걸으면 남은 거리는 0㎞가 된다는 생각에 감정이 북받쳤다”며 “색깔이 없는 남극에서 한없이 외로웠다. 그런 외로움을 감수하고 출발했기 때문에 고립감은 크게 느끼지 않았다. 한국에서 녹음해 간 기계음과 자동차 소리, 지인들 목소리를 들으며 힘을 냈다”고 소개했다.

김 대장이 홀로 남극을 향해 이동하는 동안 그 누구와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 아버지 김형순씨와 어머니 박춘하씨 역시 딸의 소식을 오매불망 기다리다 이날 공항에서야 만날 수 있었다. 김씨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어려운 도전을 거듭하는 딸을 말린 적도 있었다”면서 “이렇게 딸이 건강하게 돌아와 고마울 뿐”이라며 딸을 뜨겁게 껴안았다.

김 대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탐험가다. 2008년 에베레스트에 등정하며 국내 최연소 7대륙 최고봉 완등 기록을 세웠고, 2017년에는 세계 최대 담수호인 러시아 바이칼호수 얼음 위 723㎞를 건너기도 했다.

긴 여정을 마친 김 대장의 다음 목표는 뭘까. 김 대장은 “남극이 워낙 크고 버거워서 다음 목표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일단 집에서 충분히 쉬면서 생각해 보겠다”며 자리를 떠났다. 김 대장의 단독 남극점 원정기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정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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