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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중처법 시행 1년… 효과 없고 법 집행 혼선만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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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1-25 12:05:00 수정 : 2023-01-25 10: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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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 발생부터 기소까지 평균 237일
“산안법과 일원화해야”…법령 체계 정비 시급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7일이면 시행 1년이 되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수사 장기화’ 등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편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뉴시스

25일 경총은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및 기소 사건을 통해 본 법률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은 노동자 사망 같은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예방에 소홀했다면,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고 배상 책임도 묻도록 하는 법이다. 중대산업재해는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같은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를 받아야 하는 부상자가 2명 이상 나오거나, 동일한 원인으로 직업성 질병에 걸린 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하는 경우다.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과 공사금액 50억 미만 공사장에는 2024년부터 적용되며, 5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 대상 밖이다.

 

경총은 보고서에서 “법 시행 뒤 정부가 사고 발생 기업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했으나, 현재까지는 법 위반 입건 및 기소 실적이 많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중대산업재해 정의 △경영책임자 개념 및 대상 △원청의 책임 범위 등이 불명확해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과 달리 범죄 혐의 입증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처법의 문제점으로는 일단 수사가 장기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검찰은 34건의 송치 사건 중 11건을 기소했는데 재해 발생부터 기소까지는 평균 237일, 약 8개월이 걸렸다. △경영책임자 특정 어려움 △법 위반 입증 어려움 △수사범위 방대 및 사건누적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처법 위반으로 입건 및 기소된 경영책임자 모두 원청의 대표이사라는 점도 입법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뒀음에도 대표이사만 기소되는 일이 있어 현재까지 고용부와 검찰은 CSO를 경영책임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경총은 “법률상 경영책임자 개념과 범위가 불명확해 고용부와 검찰이 ‘대표이사에 준하는 최종 의사결정권을 가진 자만 경영책임자가 될 수 있다’고 해석해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수사기관이 처벌의 대상을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기소된 11곳 중 1곳(중견기업)을 제외한 10곳이 중소기업 및 중소건설현장으로 나타나 중소기업의 부담만 가중된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경총은 “많은 전문가가 중처법의 과도한 처벌이 중소기업에 집중될 것으로 우려했고, 실제 검찰 기소 사례에서도 증명되고 있다”고 짚었다.

중처법 위반 검찰 기소 현황. 경총 제공

경총은 보고서에서 현재까지의 기소 사례만 봤을 때 중처법 위반과 사고와의 인과 관계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고도 분석했다. 검찰이 기소한 사건들의 범죄사실 요지를 보면 법 위반(범죄 성립) 혐의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고 위법 조항만을 나열하고 있어, 범죄 성립 여부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들을 바탕으로 경총은 정부가 하루빨리 보안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근본적으로는 중처법을 산안법과 일원화해야 하며, 당장 이를 실현하기 어려우면 기업인들에게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처벌을 삭제할 수 있도록 최우선적인 검토·추진이 필요다고 강조했다. 만약 중처법 유지가 불가피하다면 산안법과의 정합성을 높이고, 경영책임자의 의무위반 정도에 비례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령체계 정비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경총은 논란이 되는 중처법 이행 주체(경영책임자 개념과 범위) 및 의무 내용(원청의 책임 범위 포함)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내년부터 법이 적용되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대해서는 법 적용 시기를 추가로 유예해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경총이 실시한 ‘중처법 시행에 대한 기업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9.8%가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처법 유예기간 연장 또는 적용제외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법 제정 당시 경영계가 끊임없이 문제 제기했던 법률의 모호성과 처벌의 과도성에 따른 부작용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처법을 하루빨리 개정해야 한다”며 “처벌만 강조하는 법률체계로는 산재 예방이라는 근본적 목적 달성에 한계가 있어 지원법 제정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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