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안 좋지만 하던 선물을 갑자기 안 할 수는 없어서요. 요새는 환경문제도 신경 쓰시는 분들이 많아서 가급적이면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원산지도 꼼꼼하게 보기 때문에 한우나 과일도 로컬브랜드가 있으면 당연히 그걸 고르게 되는 것 같아요.”

설 연휴를 나흘 앞둔 지난 17일 저녁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을 찾은 회사원 A(48)씨는 “설 명절 선물로 한우세트를 사러 왔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자 백화점은 명절을 준비하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판매원 B(55)씨는 “과일 세트 같은 경우는 벌써 품절됐다”라며 “물가도 오르고 실제로 행사 1주차 때는 판매량이 줄어들어서 긴장했었는데 다행히 2주차 때부터 예년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산지 확인은 당연하고 포장도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다”며 “과일바구니도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구성하고 로컬브랜드의 종류도 더 확대했다”고 덧붙였다.
로컬 브랜드란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품을 브랜드화한 것이다. 소량으로 생산되지만 가격은 합리적으로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주천년한우, 대구팔공참한우 등이 대표적이다.
안심 먹거리나 친환경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수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높은 로컬 브랜드의 상품이 실제로도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설 본판매 선물세트 추이를 분석한 결과, 친환경·안심 먹거리 인증, 지역 우수 브랜드의 선물세트가 지난해 설 대비 2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주천연한우·대구팔공참한우 등 로컬 브랜드 한우(25%)와 신세계 제주은갈치(23%)·제주 한라봉·애플망고(20%) 등 유기농·친환경 인증을 받은 선물세트는 신세계백화점 설 선물세트 전체 신장률(8.7%)을 웃돌았다.

특히 지난해 추석까지 SSG닷컴 신세계백화점몰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지역 우수 브랜드를 올해 설부터 명절 카탈로그에도 소개하며 오프라인까지 저변을 넓혔다. 횡성한우 만복(43만원), 다복(32만원), 오복(16만원)세트 등이 포함됐다.
상품의 구성도 다양해졌다. 동물 복지나 유기농, 무항생제 인증뿐 아니라 생산 과정의 ‘깐깐함’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늘며 관련 품목을 작년보다 2배가량 확대했다.
저탄소·HACCP 인증 과일도 2배 이상 품목을 늘렸다. 저탄소 인증은 농산물의 생산 전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 및 농자재 투입량을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저탄소 농업기술을 재배했다는 뜻이다.
최원준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은 “친환경·안심먹거리에 대한 관심 증가와 고물가 영향으로 실속있고 품질 좋은 지역 우수 브랜드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친환경·경쟁력 있는 지역 브랜드의 발굴을 지속하며 착한 소비문화 조성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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