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한 경제 환경 속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감원이 잇따르는 가운데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대규모 감원에 나섰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20일(현지시간)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전 직원의 약 6%인 1만2000명을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정리해고는 알파벳이 거느린 세계 전 부문 자회사에 걸쳐 진행된다. 특히 채용 담당 등 핵심 업무 분야와 동떨어진 부문은 다른 부문보다 인원 감축 규모가 더 클 수 있다고 피차이 CEO는 밝혔다. 그는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결정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정리해고 대상자는 16주 치 임금과 6개월간 의료 보험 혜택을 받으며,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는 현지법에 따라 다른 복지 혜택을 지급하겠다고 구글은 설명했다. WSJ는 이번 감원 규모가 알파벳 창사 이래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3일 알파벳의 생명과학 자회사인 베릴리가 200명을 감원한다고 최근 발표해 전사적 정리해고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결국, 모기업이 1만명 이상 감원에 나서며 예상이 현실이 됐다.
이미 미국 빅테크 기업 중 아마존이 1만8000명, 메타 1만1000명, 마이크로소프트 1만명, 트위터 3700명 등이 대규모 정리해고를 발표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기 비대면 거래 확산 등에 따른 특수를 누리며 채용을 대폭 늘리는 등 덩치를 키웠으나 최근 비대면 거래가 줄고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경기침체 우려까지 커지며 앞다퉈 규모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알파벳은 검색 분야의 탄탄한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인력 감축을 피해왔으나, 최근에는 디지털 광고 매출이 둔화하고 있고 클라우드컴퓨팅 분야에서도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에 뒤처지고 있다”면서 감원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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