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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직업은 영원”… 알츠하이머에도 안꺾인 천생 배우

입력 : 2023-01-20 22:00:00 수정 : 2023-01-20 21:3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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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정희, 파리서 별세

문희·남정임과 ‘여배우 트로이카’
독짓는 늙은이 등 출연작 330여편
10여년간 투병 생활하면서도 활동

남편은 유명 피아니스트 백건우
성년후견인 소송 결론 없이 종결

1960∼1980년대 ‘은막의 여왕’ 윤정희(본명 손미자)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했다.

 

향년 79세. 영화계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알츠하이머병을 앓아오던 윤씨가 이날 숨을 거뒀다.

2016년 9월 22일 서울 마포구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 영화배우 윤정희 특별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1944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조선대 영문학과 재학 중 신인배우 오디션에서 1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돼 1967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했다. 그는 그해 대종상영화제 신인상, 청룡영화제 인기 여우상을 받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듬해에는 작품 ‘안개’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받았다.

 

주요작으로는 ‘안개’(1967), ‘독짓는 늙은이’(1969), ‘해변의 정사’(1970), ‘첫경험’(1970), ‘신궁’(1979), ‘자유부인 81’(1981), ‘저녁에 우는 새’(1982), ‘위기의 여자’(1987), ‘만무방’(1994) 등이 있다. 전체 출연작은 330여편이나 된다.

 

그는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를 형성했다.

 

‘만무방’ 이후 활동을 중단했던 그는 15년 만인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로 깜짝 복귀했으나, 이후 스크린에 더 이상 등장하지 않았다. 이 영화로 청룡영화상과 대종상의 여우주연상, LA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 등을 받았다. ‘시’가 그해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으며, 이 감독과 함께 칸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윤정희는 결혼 이후 피아니스트 백건우(오른쪽)의 아내로 사는 삶에 충실했다. 해외공연에 동행하며 남편이 연주에만 전념하도록 힘썼다. 연합뉴스

배우자는 유명 피아니스트인 백건우(77)다. 두 사람은 독일 뮌헨에서 윤이상 감독의 오페라 ‘심청이’ 관람을 하러 갔다가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는 러브스토리로 화제를 모았고, 1976년 결혼했다.

 

고인이 2010년을 전후해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은 백건우의 2019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알려졌다.

 

이미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던 윤정희는 2016년 한국영상자료원이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행사에서 “하늘나라에 갈 때까지 카메라 앞에 서겠다. 제 직업은 영원하다”며 배우로서의 활동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2021년에는 윤정희의 동생이, 남편 백건우와 딸 백진희씨가 윤정희를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성년후견인 지위 소송도 벌어졌다. 남편과 딸 백씨 측이 2019∼2020년 프랑스에서 진행된 소송에서 이겼고, 한국에서는 2심까지 백씨 측이 승소했다.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었으나, 윤정희의 사망으로 각하될 전망이다.


엄형준 선임기자, 백준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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