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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키지 프리’ 제주 호텔서 설캉스 즐겨볼까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관련이슈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입력 : 2023-01-19 10:36:15 수정 : 2023-01-20 09: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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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값 비싼 이유 종가세 주세법이 주요인/고가 와인일수록 세금 눈덩이로 불어나/종량세 채택 일본 고가 와인 훨씬 저렴/국내 와인시장 급성장... 소비자 ‘호갱’ 안되려 비비노 등 와인앱 검색 필수/콜키지 프리·저렴한 레스토랑 인기/파르나스 호텔 제주 설연휴 21∼23일 와인마켓 4개 수입사 와인 12종 할인 판매·콜키지 프리로 호텔서 즐겨

프랑스 보르도 그랑크뤼 클라세 1등급 와인들

콜키지 프리(corkage free). 레스토랑이나 와인 바에 와인을 가져가서 마시면 보통 코르크 차지(Cork Charge)를 받습니다. 1병당 1만원 또는 글라스 1개당 5000원 이런 식이죠. 대신 업장은 글라스, 아이스버킷, 와인 오픈 서비스 등을 제공합니다. 이런 코르크 차지를 받지 않는 것을 콜키지 프리라고 합니다. 왜 번거롭게 와인을 레스토랑에 들고 가서  마시는 문화가 생겼을까요.

샤토 무통 로칠드, 샤토 마고 세일 가격
프랑스 부르고뉴 쥬브레 샹베르탱

◆와인 값 상승 부추기는 주세법

프랑스, 이탈리아 등 와인 생산국가는  굳이 와인을 가져 가 마시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레스토랑 와인리스트에 저렴하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 넘쳐 나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레스토랑이 와인바에서 보통 공급가의 두세배를 받으니 와인을 주문해 먹기는 매우 부담스럽습니다. 코르크 차지를 내더라도 샵에서 할인 행사할때 구매한 와인을 가져가서 마시는게 훨씬 이득입니다. 코르크 차지는 천차만별입니다. 고급 레스토랑이나 고급 와인바에선 3만원 이상, 호텔 레스토랑에선 5만원 이상 받거나 아예 와인 반입이 안 되는 곳도 많습니다. 

와인 값이 비싼 가장 큰 이유는 세금 제도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와인 수입가격에 몇%를 부과하는 종가세입니다. 따라서 비싼 와인일수록 세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1만원짜리 와인보다 100만원짜리 와인은 세금이 100배 비싸집니다. 반면 일본은 종량세입니다. 용량이 같으면 1만원짜리 와인과 100만짜리 와인은 세금이 동일합니다. 덕분에 우리나라 샵에서는 10만원이 훌쩍 넘는 프랑스 부르고뉴 빌라쥐급 와인들도 일본에선 비교적 착한 가격에 마실수 있습니다. 도쿄나 오사카로 와인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은 이유입니다.

부르고뉴 빌라쥐급 와인들

우리나라에서 보통 수입 와인은 수입가격에 운임·보험료를 더한 가격(CIF)이 과세표준입니다. 이 CIF와 관세 15%를 합친 가격에 주세 30%가 붙고 주세에 교육세 10%가 더해지고 또 부가가치세 10%가 얹어져요. 이렇게 붙는 세금이 모두 53% 정도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고 식품검사료, 보세창고료, 이송 운임 등 고정비가 더해지는데 평균 22% 정도입니다. 결국 와인 한 병에 결국 원가의 75%에 달하는 세금과 비용이 추가됩니다.

물론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 호주, 칠레 등에서 수입되는 와인은 관세가 제외됩니다. 그러나 관세를 빼도 63%가량이 세금과 비용이죠. 여기에 수입사 마진과 도매상 마진이 더해지고 마지막에 레스토랑에서 가격이 왕창 뛰어 버립니다. 물론 요즘은 와인 가격을 착하게 내놓는 곳도 많이 생겼지만 여전히 지갑을 열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레스토랑 와인 가격이 비쌉니다. 하지만 레스토랑이나 와인바도 할 말이 많습니다. 와인 가격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상상을 초월하는 임대료때문입니다. 여기에 높은 인건비까지 더해지니 공급가의 두세배를 받지 않고서는 월세를 내기도 힘든 것이 우리나라 레스토랑과 와인바의 현실입니다.

비비노 앱

◆콜키지 프리 레스토랑 찾아 삼만리

와인검색 서비스인 비비노(vivino)와 와인서처닷컴 등을 통해 와인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는 것도 콜키지 프리 문화 확산의 이유입니다. 특히 비비노 평균 와인가격은 전 세계 사용자들이 직접 구매한 와인 가격 정보여서 신뢰도가 높습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샵에서도 비비노 앱을 켜고 가격이 너무 차이 난다면 구매하지 않을 정도로 가격에 예민합니다. 따라서 샵 가격과 레스토랑 가격이 터무니없이 차이 난다면  와인을 주문하기 쉽지 않습니다. 

와인서처닷컴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콜키지 프리 문화가 확산되는 모양새입니다.  포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콜키지 프리’를 검색하면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습니다. 콜키지 프리 업장만 찾아주는 앱도 있습니다. 업장 입장에서는 손님이 없어 ‘파리’를 날리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따라서 콜키지 프리나 저렴하게 콜키지를 받아 손님의 방문을 유도합니다. 손님은 자기가 좋아하는 와인을 가져가 맛있는 음식과 함께 저렴하게 마실수 있으니 이왕이면 음식을 잘하는 콜키지 프리 레스토랑을 찾게 됩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이전보다 수입 와인 규모가 두배 이상 급증할 정도로 와인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의 와인 소비가 늘고 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홈술 문화가 널리 퍼져, 와인 구매 경험이 쌓이면서 와인 가격에 더 민감해 진 상황입니다.  물론 너도나도 콜키지 프리를 찾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가는 레스토랑도 많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제 레스토랑에서 와인값을 낮추고 그만큼 셰프의 솜씨에 부가가치를 더 매겨 음식값을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와인샵 포도

요즘 20∼30대 층을 겨냥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와인을 판매하는 샵들도 많이 늘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체인을 늘리고 있는 와인샵 ‘포도(PODO)’가 대표적으로 중저가 위주의 와인들로 20∼30대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있습니다.  

파르나스 호텔 제주 와인마켓
패러다임 나파밸리 와인들

◆설연휴 제주 가면 콜키지 프리에 반값 구매

파르나스호텔의 럭셔리 리조트 파르나스 호텔 제주에선 설연휴 기간인 21∼23일 ‘파르나스 와인 마켓’이 열립니다. 오후 2시∼8시 폰드메르 라운지에서 진행되며  동원와인플러스, 에노테카 코리아, 씨에스알와인, 레뱅드매일 등 4개 수입사 와인 12종을 40∼50% 할인 판매합니다. 패러다임 나파밸리 메를로(Paradigm Napa Valley Merlot)는 메를로 90%에 카베르네 소비뇽을 10% 섞었습니다. 블랙체리, 카시스 등 검은 과일향으로 시작해 잔을 흔들면 흑연, 초콜릿, 담배향이 피어납니다. 프렌치오크(뉴오크 55%)에서 20개월 숙성한 풀바디 와인입니다. 

로랑 페리에 그랑 시에클

로랑 페리에 브륏(Laurent Perrier Brut)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아주 높은 샴페인입니다. 이번 행사에는 그랑 시에클(Grand Siecle)이 선보입니다. ‘한 해는 구조감을, 한 해는 섬세함을, 한 해는 밸런스를 부여한다’는 양조 철학에 따라 2006∼2008년 3개 빈티지 포도를 사용했습니다. 특히 그랑크뤼 밭에서만 생산된 최고의 포도만 엄선해 샤르도네 60%, 피노누아 40%로 블렌딩합니다. 빈티지 샴페인이 아니지만 병숙성을 무려 12년이나 진행합니다. 샴페인의 대명사 돔 페리뇽 P2와 같은 숙성기간입니다. 리터당 잔당은 7g(브륏은 12g 이내)  갓 구운 빵냄새로 시작해 시간이 지날수록 그을린 아몬드, 헤이즐넛에 이어 은은한 꿀 향기도 따라 옵니다. 신선한 과일향과 산도, 섬세한 미네랄이 돋보이며 입안을 꽉 채우는 복합미와 구조감이 뛰어납니다.  로랑 페리에는 1812년에 설립돼 21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합니다. 1949년 프랑스 전쟁 영웅 베르나르 드 노낭쿠르(Bernard de Nonancourt)가 로랑 페리에를 이끌면서 품질을 대폭 끌어 올립니다.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이 로랑 페리에를 시음한 뒤 ‘찬란한 시대’라는 뜻인 그랑 시에클(Grand Siecle)로 부르면서 지금의 와인 이름을 얻었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보틀 디자인이 아주 독특합니다. 샴페인을 보관하기 위해 17세기에 직접 입으로 불어 만들었던 병 모양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샴페인 폴 루이 마르땅

샴페인 폴 루이 마르땅 밀레짐(Paul Louis Martin Millesime) 2012는 샤르도네 60%, 피노누아 40%로 복숭아, 자몽 등 핵과일 계열의 풍미로 시작해 숙성된 효모향과 브리오슈에 꿀향이 더해집니다. 8년 병숙성을 거쳤고 리터당 잔당은 8g입니다. 2008년과 2012년은 21세기 상파뉴 최고의 빈티지로 꼽힙니다. 폴 루이 마르땅은 1864년 상파뉴 그랑크뤼 마을 부지(Bouzy)에 설립돼 4대째를 잇고 있습니다. 직접 소유한 포도밭의 포도로만 생산하는 RM(Recoltant Manipulant) 샴페인 하우스로 한해 생산량은 6만병에 불과합니다. 설립자이자 셀라마스터인 루이 마르땅(Louis Martin)은 부지의 지역 협동조합을 창립해 초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아들 폴(Paul)이 품질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1983년부터 와인메이킹에 참여한 크리스토프 라페노(Christophe Rapeneau)는 ‘와인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인터내셔날 와인 챌린지(International Wine Challenge·IWC)에서 2017년 ‘올해의 스파클링 와인메이커’에 선정됐고 샹파뉴 양조자 연합(Association Viticole Champenoise·AVC)의 부회장을 역임한 인물입니다.  세 와인은 동원와인플러스에서 수입합니다.

PWS 스캐터드 픽스 카베르네 소비뇽

에노테카 코리아는 미국 나파밸리 와인 PWS 스캐터드 픽스 카베르네 소비뇽,  다나 에스테이트 바소 카베르네 소비뇽, 이탈리아 와인 명가 가야의 카마르칸다 프로미스를 선보입니다. 레뱅드매일은 샴페인 고세 그랑 로제 브륏, 부르고뉴 와인 앙또냉 귀용 알록스 꼬르동 레 푸르니에,  아비뇨네지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를, 씨에스알와인은 이탈리아 피오 체사레 바롤로, 미국 와인 텍스트북 배럴 티프 카베르네 소비뇽, 텍스트북 나파 카베르네 소비뇽을 소개합니다. 대부분 인지도가 높은 인기 와인들이네요.

가야 프로미스
피오 체사레 바롤로

투숙객들은 체크인 때 증정되는 투숙객 전용 시음권을 통해 와인을 현장에서 직접 시음할 수 있습니다. ‘파르나스 와인 마켓’에서 구매한 와인은 폰드메르 라운지 & 바와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콘페티에서 콜키지 프리로 즐길 수 있습니다. 제주의 대표적인 일몰 명소인 색달해변을 코앞에서 조망하는 폰드메르 바에선 부라타 치즈 코코넛 새우 샐러드, 옥돔 뫼니에르, 샤퀴테리 등 와인과 최고의 마리아주를  선사는 메뉴도 제공됩니다. 와인 구매 고객들을 대상으로 파르나스 호텔 제주의 고품격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럭키 드로우 이벤트도 진행됩니다. 콘페티 조식, 런치, 디너 뷔페 식사권,  폰드메르 라운지의 애프터눈티 세트 및 커피 교환권 등 파르나스 호텔 제주의 프리미엄 미식을 직접 즐길 수 있는 푸짐한 경품도 마련됩니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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