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탄생/앤드루 페티그리/박선진 옮김/태학사/3만5000원
인터넷과 SNS가 없었던 시절, 더 나아가 TV 뉴스와 신문마저 없던 시절에 사람들은 어떻게 소식을 주고받았을까. 과거 유럽에서 웬만한 재력을 갖추지 않은 사람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당시의 우편 서비스는 이용하기가 까다롭고 무척 비쌌다. 그럼에도 권력층이 이러한 비용과 노력을 감수하면서까지 빠르고 정확하게 소식을 주고받으려고 한 이유는 정치·외교와 상업 분야에서 정보가 승기를 잡는 핵심 열쇠였기 때문이다.
중세 시대 일부 지배층이 전령과 서신을 통해 소식을 교환했던 데서 시작해 신문으로 먼 곳의 소식까지도 대중에게 널리 읽히기까지 뉴스의 역사는 수많은 인물에 의해, 당대인의 수요와 취향에 따라 매우 다각적이고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발전했다.

뉴스 시장의 변천은 무엇보다 통신의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으며, 통신 체계의 발달은 인쇄술과 제지술, 운송 수단의 발전 등 당대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결정체였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뉴스 인쇄물들은 종교 개혁, 신대륙 발견, 레판토 해전,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 대학살 등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중에서도 인쇄술은 뉴스 매체와 상호보완적으로 발전해 나갔으며, 각종 뉴스 발행물은 이를 접하는 사람에게 부와 권력의 원천이 된 동시에 진지한 사업의 대상이 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필사본 소식지, 팸플릿, 대판형 뉴스, 발라드, 아비지, 저널 등 무수히 만들어지고 사라졌으면서도 각각 독자적인 위상과 독자층, 어조를 유지하며 사람들의 일상을 차지했던 여러 매체를 시대순으로 낱낱이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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