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견’ 잘못 해석해 학부모에 발끈한 과외 쌤…누리꾼들 ‘한숨’

과외 교사, 학부모 ‘정치적 사견 삼가달라’는 요청에 “불쾌하다” 항의
학부모 “‘개인적 의견’이란 뜻”…과외 교사 “과외 끝난 건가” 후회
누리꾼들 “뭔 뜻으로 안 거냐, 어머니께 사과해라”…과외 교사 성토

게티이미지뱅크

한 과외교사가 학부모로부터 “정치적 ‘사견’을 삼가 주세요”라는 문자를 받았다가 ‘사견’의 의미를 잘못 해석해 학부모에 “불쾌하다”라고 항의했다는 사연이 전해져 누리꾼들의 한숨을 유발했다. 

누리꾼들은 “사견을 도대체 무슨 뜻으로 안 거냐. 당장 어머님께 사과드려라”라고 과외교사를 한 목소리로 성토했다. 

13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견 뜻 몰라서 학부모랑 싸운 과외 선생님’이라는 제목으로 사진 여러 장이 올라왔다. 

사진을 보면 과외교사 A씨가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의 어머니 B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캡처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B씨는 A씨에게 “선생님, ○○이랑 수업 중 따로 정치적으로 사견 나누셨나요?”라며 “남편이랑도 의논해 보고 연락드리는데 수업 중에 정치이야기는 삼가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가 정치에 관심 있어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직 학생이니까 혼자 내용 찾아보고 고민해 보는 쪽으로 가게 두고 싶어서요. 어려운 부탁 아닐 거로 생각해 말씀드려요”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어머님, 그런데 ‘사견’이라는 말씀은 지나치신 게 아닐까 싶네요”라며 “○○이가 어떻게 전달했을지 모르지만 사람이라면 응당 바르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으로 이야기했는데, 정치 성향이 다르다고 매도하신다면 저도 사람인지라 기분이 좋지 않다”라고 답했다. 

A씨의 답장에 당황한 B씨는 “선생님이 오해하시는 것 같다. 제 정치 성향이 어느 쪽인지 아시고 제가 매도했다고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씀하시는지 당황스럽다”라고 했고, A씨는 “아무리 제가 어머님보다 어리고 미숙하더라도 제 생각에 마음대로 ‘사견’이라고 붙이는 건 굉장히 어긋났다고 생각한다”라고 맞섰다.

B씨는 “선생님이 사견이라는 뜻을 오해하셨나 보다.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뜻으로 말씀드린 것이다”라고 밝혔고, A씨는 “사견의 사전적 의미는 ‘올바르지 못하고 요사스러운 생각이나 의견’, ‘십악의 하나’로 알고 있다. (어머니께서) 뜻을 다르게 아셨나 보다”라고 되레 B씨를 지적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에 B씨는 “선생님이 오해하는 거 같다. 있다고 말씀드리고 제 뜻을 설명드렸는데 당황스럽다”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A씨는 “‘사견’이라는 말에 잠시 불쾌했다. 단어를 잘못 알고 쓰신 거라면 죄송하다. 앞으로 ○○이랑 정치 의견 나누지 않겠다”라고 전했다. 

이에 B씨는 다시 “선생님, 제가 단어를 잘 모르고 쓴 것이 아니라 ‘사견’이라는 뜻에 ‘개인적 의견’이라는 뜻이 있다. 제가 말을 잘 못하는 거냐”라고 황당해하며 A씨에게 전화 통화를 요구했다. 

A씨는 B씨와의 대화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나 과외 끝난 건가. 괜히 급발진했다. 포털사이트에 ‘사견’을 검색하니까 ‘올바르지 못하거나 요사스러운 생각이나 의견’, ‘십악의 하나’, ‘인과의 도리를 무시하는 그릇된 견해’라고 나온다. 어떡하냐”라고 누리꾼들의 조언을 구했다. 

그러면서 A씨는 “아 진짜 왜 ‘사견’이라고 쓰셔서... 비행기 모드로 읽고 안 읽은 척하고 있는데 어떡하냐”라며 그 단어를 쓴 B씨를 원망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를 본 누리꾼들은 A씨의 대응이 잘못됐다며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이들은 ‘사견을 도대체 무슨 뜻으로 안 거냐. 당장 어머님께 사과드려라’, ‘그냥 죄송하다, 주의하겠다고만 했어도 좋게 끝났을 일을’, ‘단어 뜻을 모를 수 있다고 쳐도 너무 급발진했다. 학부모님이 얘기 잘하신 것 같은데’, ‘일단 전화는 받아라. 해결은 해야지’, ‘지금 네가 할 일은 변명의 여지없이 사과하고 어머니 결정을 기다리는 것’ 등의 반응을 남겼다.

결국 A씨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지 않고 “죄송합니다. 제가 뜻풀이에 착오가 있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이후 A씨가 원본글을 삭제하면서 후일담은 전해지지 않았으나, 누리꾼들은 A씨의 어휘력 수준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들은 ‘모르면 검색을 해라’, ‘무슨 과외를 하길래 정치이야기 하면서 사견 뜻도 모르냐’, ‘저렇게 무식한데 과외를 한다고? 나 같으면 학생 못 맡긴다’, ‘지 코가 석 자인데 누가 누굴 가르치냐’, ‘A씨가 너무 당당해서 내가 사견 뜻 잘못 알고 있는 줄 알았다’, ‘어휘력 무슨 일이냐’, ‘어머님 이겨 먹으려고 아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