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수위가 내려가자 그동안 물에 잠겨 있던 모래톱이 그 모습을 드러냈는데, 겨울철새들이 잇따라 그곳을 찾고 있어요. 이는 낙동강 생태계가 되살아나는 것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경남 합천창녕보 관리 수위가 낮아지면서 모습을 드러낸 모래톱을 찾는 겨울철새들이 늘어나자 환경단체들이 보 수문 개방 연장을 요구하고 나서고 있다.

6일 환경단체 ‘낙동강네트워크’에 따르면 최근 합천창녕보 상류 모래톱에서 겨울철새들이 잇따라 발견됐다.
환경단체는 그 이유에 대해 합천창녕보 수위가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보 수위가 10.5m 수준인데, 취수 제약수위를 고려한 수문 개방으로 보 수위가 4.9m 정도로 내려왔다.
강 수위가 내려가자 그동안 물에 잠겨 있었던 모래톱(모래가 깔려 있는 넓은 벌판)이 원래 모습을 드러낸 것인데, 이 모래톱이 생태계 보고(寶庫)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나타난 합천창녕보 상류의 모래톱은 폭이 최대 100m에 달할 정도다.
환경단체는 최근 진행한 생태계 모니터링 결과 이 모래톱을 찾는 고라니, 독수리, 민물가마우지, 흰죽지물닭, 넓적부리, 흰목물떼새 등 여러 동물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흐르는 낙동강은 물과 모래가 만나고, 물새와 산새가 만나고, 사람과 독수리가 만나는 공생의 현장 그 자체였다”고 반색했다.
합천창녕보 상류의 또 다른 지점인 회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구간에서도 흰뺨검둥오리, 비오리, 쇠오리, 댕기물떼새, 백로 등 겨울철새뿐만 아니라 맹금류인 ‘매’도 관찰할 수 있었다고 했다.

환경단체는 “이곳은 물이 정체되는 곳이라 상류에서 떠내려 오는 유기물들이 쌓여 있다”며 “이곳에서 먹이를 찾고 휴식을 취하는 겨울철새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상류 지점인 우곡교 상류 모래톱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면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대표 법정 보호종인 ‘황새’가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모래톱의 이 같은 자연적 순기능은 낙동강 지류인 남강 모래톱에서 일찌감치 확인이 가능했다는 게 환경단체 설명이다.
환경단체는 동네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멸종위기종인 재두루미를 남강과 의령군 정곡면 들판에서 발견했다고 했다.
4대강 사업 이전에는 창녕 남지와 창원 본포 낙동강을 중심으로 주남저수지를 오가며 월동하던 재두루미가 4대강 사업 이후에는 낙동강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남강 모래톱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는 “파괴된 낙동강을 대신해 생명줄을 이어주고 있는 남강이 그저 고맙다”며 “하루빨리 상시 수문개방으로 낙동강의 생명력을 되살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합천창녕보 수문 상승계획을 재검토하고 수문 개방을 연장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생명들과 환경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환경부는 낙동강을 찾은 뭇 생명들의 보금자리를 빼앗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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