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친명계 “분리대응 의미 아냐”
李, 내주 檢 출석일정 여전히 미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검찰 출석을 앞두고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이 사법리스크와 관련해 분리 대응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친명계 내부에서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당 지도부와 일부 친명계 의원들은 ‘정 의원의 말을 꼭 분리 대응 요구로만 볼 수는 없다’고 말하면서 친명그룹 안에서 목소리가 엇갈렸다.

5일 정치권에서는 정 의원이 전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당과 의원들은 민생에 집중하고 사법리스크는 자신이 당당하니 걱정 말라는 입장을 취하는 게 맞는다. 검찰 출석을 의도적으로 연기하는 게 아니고 당과 대표직을 분리하는 게 애매하긴 하지만, 사법리스크는 자신이 맞서겠다고 해야 한다”고 한 발언을 두고 친명 그룹의 분화 조짐 아니냐는 해석이 이어졌다.
그간 민주당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과 고문들을 중심으로 당과 이 대표를 분리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왔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수사 대응을 당과 분리해야 한다는 요구를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받고 “개인에 대한 공격인지 당에 대한 공격인지 판단이 서로 다를 수 있다”며 우회적으로 분리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가 분리대응을 직접 거부한 상황에서 친명계 대표 격인 정 의원이 분리대응을 주장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다만 다른 친명계 의원들과 민주당 지도부는 정 의원 발언이 분열 조짐으로 읽히는 것을 경계하는 반응을 보였다. 친명계인 한 의원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여당 쪽에서 총선 승리를 노리고 이 대표를 제거하고자 당과 이 대표를 분리시키고 싶어 하는데, 정 의원이 그런 상황을 정면돌파하라는 차원에서 한 말로 보인다”며 “이 대표가 당당하게 맞서라는 뜻이지 꼭 당과 대표를 분리시키려는 차원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친명 성향의 지도부 관계자는 “지도부 밖에서는 그런 말씀들이 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대부분 친명계인 지도부 내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도부에선 이 대표 출석에 모두 반대했을 만큼 이 대표를 지켜야 한다는 분위기고 분열 움직임이나 기류는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성남 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다음 주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출석 일정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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