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팀 한 명씩 퇴장… 거친 플레이
베트남, 2승 챙기며 조 1위 ‘우뚝’
2연승 달리던 김판곤은 발목 잡혀
세계 정상권과 거리가 멀지만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나라로 꼽힌다. 2018년 동남아 월드컵이라고 불리는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옛 스즈키컵)에서 우승했고,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까지 진출할 정도로 성장했다. 2017년부터 베트남을 이끈 ‘쌀딩크’ 박항서 감독이 만들어낸 업적이다. 이런 박 감독은 다음달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베트남이 출전한 이번 2022 AFF 미쓰비시컵이 박 감독과 베트남이 함께하는 마지막 대회인 셈이다.

박 감독과 유종의 미를 꿈꾸는 베트남이 김판곤 감독이 지휘하는 말레이시아에 완승을 거뒀다. 베트남은 27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미쓰비시컵 조별리그에서 말레이시아를 3-0으로 물리쳤다. 한국인 사령탑 더비에서 양 팀은 한 명씩 퇴장당할 정도로 거친 경기를 펼쳤지만 승리는 베트남 몫으로 돌아갔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서 박 감독에게 우승을 선물하려는 듯 막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라오스를 6-0으로 대파하며 박 감독 취임 이후 최다점수 차 승리를 거둔 베트남은 말레이시아까지 물리치며 조 1위로 올라섰다. 베트남(2승)은 골 득실 +9로, 골 득실 +3인 2위 말레이시아(2승1패)에 앞서 있다.
박 감독은 “2022년 마지막 홈경기에서 베트남 국민에 선물을 드리고 싶었는데 승리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아직 조별리그 4경기 중 2경기밖에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승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 감독이 일으킨 말레이시아 돌풍은 베트남 앞에 잠잠해졌다. 말레이시아는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 미얀마를 1-0으로 꺾었고, 두 번째 경기에서도 라오스를 5-0으로 제압하며 2연승을 달렸지만 베트남에 발목을 잡혔다.
김 감독은 “말레이시아 팬에게 사과한다”며 “베트남은 승리할 자격이 있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며 “경기를 돌아보고 보완할 점을 보완해 다음 싱가포르와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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