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치명률 95% ‘뇌 먹는 아메바’ 감염 국내 첫 확인

입력 : 2022-12-27 06:00:00 수정 : 2022-12-26 22:57:4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태국서 귀국 50대 열흘 만에 사망
물 통해서 감염… 사람 간 전파 안 돼
1937년 첫 보고 후 전 세계 381건

국내에서 처음으로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이 확인됐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태국에서 4개월간 체류한 뒤 입국한 50대 남성 A씨에게서 파울러자유아메바가 검출됐다. 국내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홈페이지 캡처

A씨는 지난 10일 귀국 당일부터 증상이 시작돼 다음 날인 11일 뇌수막염 증상이 나타나 상급종합병원으로 응급이송됐고, 10일 후인 지난 21일 사망했다. 질병청은 아메바성 뇌염 원인병원체 3종류의 원충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를 검출했으며, 이를 분석한 결과 기존에 해외에서 보고된 뇌수막염 환자에게서 분석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 서열과 99.6%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A씨가 태국에서 어떤 경로로 감염이 됐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1937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세계 처음으로 발견된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은 주로 호수나 강에서 수영 및 레저활동을 할 때 많이 발생한다. 종교적 목적 또는 비염 치료에 많이 사용하는 코 세척기를 통해 아메바에 오염된 깨끗하지 않은 물 사용 시 감염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사람 간 전파는 이뤄지지 않는다.

 

코를 통해 인체에 침입하며, 후각신경을 따라 뇌로 이동한 뒤 뇌 조직을 괴사시켜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린다. 감염 후 증상 진행이 빠른 것이 특징이다. 잠복기는 짧게는 2~3일, 길게는 7~15일이다. 초기에는 두통과 정신혼미, 후각 및 상기도 증상이 관찰되다 점차 심한 두통이나 발열, 구토 및 경부경직, 혼수로 악화해 사망에 이른다. 치명률은 95%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까지 세계적으로 381건이 보고됐다. 미국에서는 1962~2021년 154건, 아시아 지역에서는 지난해 기준 파키스탄 41건, 인도 26건, 중국 6건, 일본 2건 등이 확인됐다. 태국의 경우 지난해 1건을 포함해 지난 40년간 외국인 여행자 등 총 17건의 감염 사례가 있었다.

 

국내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에 감염된 사례는 없다. 다만, 2017년 전국 상수원 조사에서 52개 지점 중 6개 지점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가 검출되는 등 우리나라에서도 존재 가능성이 보고된 바 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