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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스타' 우루과이 미드필더 오닐 49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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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2-26 08:44:17 수정 : 2022-12-26 08: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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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 때 한국 땅 밟아… 출전은 못해
과도한 음주로 건강 잃어 29세 선수생활 마감

1990년대 유럽 무대에서 촉망받는 축구선수였고 2002년 한·일 월드컵에도 참가했던 우루과이의 공격형 미드필더 파비안 오닐이 성탄절인 25일(현지시간) 4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날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오닐은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술을 좋아했던 고인은 간질환 악화로 2020년 6월부터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1973년 아일랜드에서 우루과이로 이주한 이민자의 후손으로 태어났다. 일찌감치 부모와 떨어져 할머니 손에 길러진 고인은 가난한 가정 형편 탓에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9살 때부터 시장에서 소시지 등을 파는 일을 해야 했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10대 소년 시절에 이미 술을 많이 마신 것이 결과적으로 건강에 큰 해악이 되었다.

 

축구에 재능이 있었던 고인은 18세이던 1992년 우루과이 명문 구단 나시오날에 들어갔다. 입단 첫해에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중원을 누비며 맹활약을 펼친 끝에 나시오날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를 발판으로 1996년에는 이탈리아 무대로 진출해 칼리아리(1996∼2000), 유벤투스(2000∼2001), 페루자(2002) 등에서 뛰었다. 한때 프랑스 축구의 전설이자 역시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지네딘 지단으로부터 “비슷한 경력의 선수들 중에서 가장 재능있는 동료”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와 그에 따른 건강 악화, 그리고 성적 부진으로 2003년 끝내 이탈리아 리그에서 방출돼 귀국했다. ‘친정’ 나시오날에 복귀해 잠시 뛰다가 29세의 이른 나이로 선수생활을 그만뒀다. 은퇴 후에는 그동안 번 돈으로 소를 기르는 목장을 차려 운영했으나, 도박에 손을 댔다가 재산 대부분을 날리고 말았다.

 

프로 선수 데뷔 이듬해인 1993년 우루과이 국가대표로 발탁된 고인은 2002년까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A매치 19경기에 출장해 2골을 넣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대표팀 선수로 뽑혀 조별리그 경기를 치르기 위해 한국 땅을 밟았으나 정작 시합에는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덴마크, 세네갈, 프랑스와 함께 조별리그 A조에 속했던 우루과이는 2무 1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16강에 들지 못하고 탈락했다. 월드컵이 끝난 뒤 고인은 대표팀을 떠나야 했다.

 

고인은 사생활도 복잡해 제각기 어머니가 다른 세 자녀를 뒀다. 그래도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았는지 아들은 축구선수, 두 딸 중 하나는 하키선수로 각각 활동 중이라고 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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