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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특별회계’ 반색… 예산 뺏긴 초중등 정색

입력 : 2022-12-25 19:33:37 수정 : 2022-12-26 13: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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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특회계법 통과로 반응 엇갈린 교육계

유·초·중등교육에만 쓰던 교육세
지원 시급 대학에 일부지원 골자
당초 3조원서 1조5200억으로 ↓
전문대교협 “위기 딛고 도약 기회”
교육감協 “근본 대책 될 수 없어”

유·초·중등 교육 예산의 일부를 대학에 쓰는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고특회계)’ 도입이 확정되자 재정난을 겪던 대학들은 “숨통이 트였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반면 예산을 빼앗긴 초·중등계는 정부를 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일각에선 당초 계획보다 예산 규모가 줄어든 ‘반쪽 지원’이란 비판도 나온다.

 

25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는 입장문을 통해 “대학들은 안정적인 고등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고특회계법이 제정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홍원화 대교협 회장은 “대학의 어려움에 대해 공감하고 법 제정에 노력해준 국회와 정부에 감사한다”며 “이번 결정은 교육계 모두가 상생하는 전환의 기회이자 고등교육이 한 단계 성장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성희 전문대교협 회장도 “특별회계 도입은 대학이 현재의 위기를 딛고 도약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수호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출범 및 범국민 서명운동 선포식에서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장인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전날 여야 합의로 2023년도 예산안과 고특회계법 등이 통과되면서 내년에 9조7400억원 규모의 고특회계가 신설됐다. 고특회계는 교육청에서 유·초·중등교육에 쓰던 교육세 일부를 대학에 떼어주는 것으로, 내년에는 1조5200억원이 교육청에서 대학으로 넘어가게 된다. 정부는 이를 대학 혁신 지원, 지방대 육성 등에 쓴다는 방침이다. 

 

졸지에 돈을 빼앗긴 초·중등계는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조희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서울시 교육감)은 “정부는 유·초·중등교육 당사자인 전국 시도교육감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고특회계를) 추진해왔다”며 “유·초·중등 예산이 줄어 교육현장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타까움과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내년 교육부 예산 중 교육청에 배정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75조76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조 가까이 늘었고, 통상 교부금은 교육청 총예산의 70%가량이란 점을 고려하면 1조5200억원은 교육청 전체 예산에서 큰 규모는 아니다. 하지만 초·중등계는 정부가 “초·중등 예산이 남아돈다”고 인식하는 것이 문제란 입장이다.

 

현재 정부는 매년 걷히는 내국세 총액의 20.79%를 무조건 초·중등 교육예산에 배정하는데, 정부는 이번 고특회계 신설 이유로 “경제 성장으로 세수(稅收)는 늘지만 학령인구는 줄어든다”는 것을 내세웠다. 초·중등 교육에 가는 돈이 ‘과도하게 많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이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이번엔 1조원 정도만 가져가지만, 점차 내국세 연동비율 자체도 줄이고 교육예산 자체를 축소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학급 수는 느는데 정부는 ‘학생 수’만 내세우며 예산을 깎으니 답답하다”며 “아직 노후 시설, 과밀학급이 많아 돈 쓸 곳이 많은데 왜 초·중등 예산에 손을 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새벽 0시 55분께 국회 본회의에서 2023년도 예산안이 의결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 입장에서도 아쉬운 지점은 있다. 지난달 정부가 고특회계 신설계획을 발표할 당시 대학에 넘어가는 교육세 예상분은 3조원이었지만, 국회 논의과정에서 1조5200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또 기존 정부 안과 달리 3년 한시로 설치됐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2020년 국무총리 산하 연구기관은 ‘교육세 활용은 대학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규모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간 갈등 소지가 있다’고 분석한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이번 고특회계는 고등교육 재정 마련의 명목으로 유·초·중등교육에 손실을 안긴 것뿐이라고 비판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1조5000억원은 대학 살리기엔 턱없이 부족한 규모인데 괜히 교육청 돈을 가져와서 갈등만 생긴 것 같다”며 “정부가 대학 지원 의지가 크다면 일시적으로 교육청 예산을 끌어올 것이 아니라,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별도 재원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도 “고특회계는 고등·평생교육을 위한 근본 대책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유·초·중등교육을 후퇴시킬 수 있는 임시방편적인 결정”이라며 “정부는 근본적인 대책을 모색하고, 교육 당사자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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