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섬유륜’ 부위에 후성유전학적 변화 가해지면서 통증 심화”

‘퇴행성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로 통증이 만성화되는 과정에서 후성유전학적 영향이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퇴행성 디스크 부위에 후성유전학적인 변화가 가해져 디스크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홍진영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퇴행성 허리디스크를 유발한 동물모델의 후성유전학 관련 조직 관찰‧분석해 후성유전학과 허리 통증 조절 기전 간의 연관성을 입증했다고 20일 밝혔다
퇴행성 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과 치료법을 찾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주요 위험인자가 노화라는 사실 외에는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노화를 설명하는 학설 중 하나인 후성유전학은 각기 다른 생활환경에 의해 유전자의 후천적 변화가 발생한다고 보는 이론이다. 처음부터 유전자가 결정돼 수명이 정해진다고 보는 유전적 이론과 대비된다.

연구팀은 후성유전학적 변화와 통증 조절 기전을 알아보기 위해 쥐에 퇴행성 허리디스크를 일으키고, 4주가 지난 이후부터 디스크의 주요 구성요소인 ‘섬유륜’의 변화를 관찰했다. 섬유륜은 디스크의 구성요소인 수핵과 그 주위를 둘러싼 두꺼운 막이다.
그 결과, 후성유전학적인 변화 여부를 판별하는 데 사용되는 지표(5mC,TRPV1 단백질)의 발현이 정상 쥐보다 훨씬 두드러졌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퇴행성 디스크 부위에 후성유전학적인 변화가 가해짐으로써 디스크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는 것이다.
홍진영 연구원은 “퇴행성 허리디스크에도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한 연구 결과”라며 “향후 후성유전학적인 변화에 관여하는 특정 항체와 효소를 표적으로 한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세포’(Cell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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