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긴 닭고기·맥주 함께 먹으면 통풍 ‘시한폭탄’ 몸에 집어 넣는 셈
구운 치킨, 물·과일 많이 섭취…자극적이지 않은 안주 먹는 게 좋아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성황리에 치러지고 있다. 비록 한국 대표팀이 16강에서 브라질을 맞아 혈투 끝에 패하면서 8강 진출이 좌절됐지만, 각국 대표팀의 유명 선수들이 뛰는 경기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전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다.
축구팬들은 각국 대표팀의 경기를 챙겨보느라 밤잠을 설치고 새벽에도 텔레비전 앞에서 월드컵을 즐기고 있다. 이때 친구나 지인들과 치맥(치킨+맥주) 등 다양한 야식을 즐기면서 경기를 보는 것은 월드컵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의 하나다.
하지만 치맥은 치명적인 통증을 동반하는 ‘통풍’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월드컵으로 경기가 많은 상황에서 연말연시 송년회와 신년회 등이 겹치면 평소보다 치맥을 더 많이 먹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발가락이나 손끝 등이 붓고 아프다면 통풍이 발생한 탓일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통풍은 몸속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될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단백질의 일종인 ‘퓨린’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요산으로 변하는데, 요산 수치는 퓨린이 많은 식품을 과다 섭취할 때 높아진다. 퓨린은 닭고기 등 기름진 음식이나 맥주 같은 주류에 많이 포함돼 있다.
술은 신장에서 요산 배설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요산 생산을 증가시킨다. 게다가 맥주 자체에도 다른 주종보다 훨씬 많은 퓨린이 포함돼 있다. 치킨과 맥주가 개별적으로도 통풍을 유발하는 음식인데, 이 둘을 함께 먹는다면 그야말로 통풍 ‘시한폭탄’을 체내에 집어넣는 셈이다.
연세건우병원 유종민 박사(정형외과 전문의)는 “통풍을 야기하는 가장 큰 원인은 과식과 비만이다. 통풍은 엄청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가급적 예방하는 것이 좋다”라며 “가장 좋은 방법은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이고 물을 많이 마시고 신선한 과일이나 야채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치킨과 맥주는 엄청난 고열량 식품이다. 맥주 1잔에 치킨 2조각을 섭취할 경우 800㎉에 가까운 열량을 섭취하는 셈이다. 따라서 통풍 환자이거나 이전에 유병 경험이 있던 경우에는 치맥 섭취를 최대한 피해야 한다.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치킨은 튀긴 것보단 구운 것을 먹고, 맥주를 마시기 전에 생수나 녹차 등으로 갈증을 없애는 것이 좋다. 특히 짜거나 단 안주는 갈증을 일으켜 맥주를 더 많이 마시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자극적이지 않은 안주를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통풍으로 인해 발생하는 간과 신장, 심뇌혈관 질환 등 각종 합병증도 유의해야 한다.
유 박사는 “통풍은 간과 신장기능이 약화돼 노폐물을 배설하는 기능이 약해져서 발생하기도 하므로 관절염 자체로 인한 통증뿐만 아니라 뇌혈관, 심장혈관 장애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통풍은 엄청난 통증을 동반한다. 증상이 꽤 지난 경우라면 통증을 빨리 없애기 위해서라도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유 박사는 “통풍성 관절염은 초기에는 식이요법과 약물치료 등 비수술 보존적 요법으로도 관리가 가능하지만, 증상이 진행된 상태라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면서 “또 대사성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를 받더라도 금주, 균형 잡힌 식습관 유지, 생활습관 개선이 없다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질병인 점을 인지하고 치료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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