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20골… 브라질 대회보다 대폭 줄어
골키퍼 ‘볼 터치’, 4년 전 443회→726회
측면 크로스 때 골 연결 83% 대폭 늘어
“스쿼드 두꺼운 佛·잉글랜드 우승 후보”
슈팅 개수 상위 10개팀 중 8팀 16강행
한국 39개 7위… 아시아 6개국 중 1위
월드컵은 축구라는 종목이 극적으로 변화하는 곳이다. 세계 최정상 선수가 국가를 대표해 팀을 이뤄 겨루는 곳인 만큼 최선의 전략과 전술이 선택돼 펼쳐지고, 이 과정에서 경기 양상도 바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2022 카타르 월드컵도 마찬가지. 4년 전과 비교해 사뭇 다른 모습의 경기들이 속속 이어지는 중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글로벌 발전 책임자인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과 위르겐 클린스만 전 독일대표팀 감독 등이 4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메인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FIFA 기술 연구 그룹(TSG) 미디어 브리핑에서 내놓은 조별리그 48경기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 이런 변화의 면면이 조금이나마 드러났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경기당 2.5골에 해당하는 총 120골이 나왔다. 136골이 나왔던 2014년 브라질 대회보다는 크게 줄었고, 122골의 러시아 대회보다도 다소 적다.
이 중 흥미로운 부분은 골키퍼 볼 터치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골키퍼는 총 726회의 패스를 받아 러시아 대회 때 443회보다 대폭 증가했다. 중원 압박이 훨씬 더 거세지면서 골키퍼를 향한 백패스가 늘어난 탓이다. 이에 따라 골키퍼가 공을 다루는 능력이 승부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압박이 전방위로 이루어지다 보니 자연히 그나마 압박 영향이 덜한 측면이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밖에 없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선 양쪽 측면을 통한 파이널 서드 진입 비율이 가장 높았고, 특히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크로스가 득점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러시아 대회와 비교해 83나 증가했다. 벵거 전 감독은 “윙어뿐 아니라 풀백까지, 효율적으로 측면에서 기회를 창출하는 선수들을 보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두꺼운 스쿼드를 보유한 팀들이 유리하다는 점도 언급하며 프랑스와 잉글랜드를 우승 후보로 꼽기도 했다.

알라이얀=뉴시스
이런 거세진 압박을 뚫고 많은 슈팅을 만들어내는 팀이 대부분 좋은 성과를 거뒀다. 슈팅 개수 상위 10개팀 중 8개팀이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이 중에는 한국도 포함돼 있어 32개팀 중 7번째로 많은 39개를 시도했다. 아시아 6개 국가 중에선 이 부문 1위이고, 16강 진출 팀 중에선 프랑스, 브라질(이상 52개), 아르헨티나(44개), 세네갈(41개) 다음으로 많았다.
물론 무조건 많은 슈팅만 했다고 승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가장 많은 슈팅을 시도한 팀은 독일(67개)이었지만 정작 탈락했다. 한 골당 유효슈팅 개수가 4개에 달하는 등 효율적인 공격을 하지 못했던 탓이다. 한국은 유효슈팅 개수 12개로 그중 4개가 골로 연결됐다. 한 골당 유효 슈팅 3.0개를 시도한 것으로 코스타리카, 에콰도르, 사우디아라비아와 공동 15위로 중간 수준이다. 득점이 가장 효율적이었던 팀은 네덜란드(1.6개), 가장 비효율적이었던 팀은 기대 속 대회에 나섰지만 졸전 끝에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FIFA랭킹 2위 벨기에(11.0개)였다.
다만, 이들 데이터는 어디까지나 조별리그만을 기초로 한 것으로 16강 이후 토너먼트 단계는 조별리그와는 또 다른 양상을 띨 수밖에 없다. 벵거 전 감독은 “토너먼트에서 객관적인 전력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고, 클린스만 전 감독도 “토너먼트 단계에 들어서면 완전히 새로운 대회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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