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심 모두 여성… 92년 월드컵 역사 최초 기록 [2022 카타르 월드컵]

2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독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독일 4-2 승)의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주인공은 바로 스테파니 프라파르(39·프랑스) 심판. 그는 이 휘슬로 남자 월드컵 본선 경기에 나선 ‘최초의 여성 주심’이 됐다.

스테파니 프라파르(가운데) 심판이 2일 카타르 알코르의 알베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FIFA 월드컵 E조 코스타리카와 독일의 경기에서 판정을 내리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제1회 대회가 열린 1930년 우루과이를 시작으로 92년의 역사를 지닌 남자 월드컵에서 여성 심판이 주심을 맡은 건 이날이 처음이다. 이날 경기는 주심뿐 아니라 부심까지 모두 여성으로 꾸려졌다. 브라질의 네우사 백 심판과 멕시코 카렌 디아스 심판이 프라파르 심판과 함께 그라운드에 나섰다. 오프사이드 비디오판독(VAR) 임무 역시 또 다른 여성 심판 캐스린 네즈빗(미국)이 맡았다. 

프라파르 심판은 앞서 지난달 22일 폴란드와 멕시코의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선 대기심을 맡아 남자 월드컵 본선 경기에 출장한 첫 여성 공식 심판으로 기록됐다. 프라파르는 여러번의 최초 기록을 세워 온 인물이다. 그는 2019년 여성 최초로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심판이 됐고, 2020년 12월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대회 사상 최초로 조별리그 경기 주심을 맡았다. 지난해 3월에는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G조 2차전 네덜란드-라트비아전 주심을 맡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남자 월드컵 예선 경기 휘슬을 불었다. 이번에는 월드컵 본선 경기까지 출장하면서 또 한 번의 최초 기록을 썼다.

대표팀 감독들은 프라파르에게 신뢰를 보냈다. 독일의 한지 플리크 감독도 “프라파르 심판을 100％ 신뢰한다”며 “그간의 퍼포먼스와 업적으로 볼 때 그는 이곳에 설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코스타리카 대표팀의 루이스 페르난도 수아레스 감독은 프라파르 심판 배정 후 “이는 또 다른 진전”이라며 “매우 성차별적인 스포츠에서 이 여성의 헌신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FIFA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여성 심판을 기용하기로 했다. 총 6명(주심 3명·부심 3명)이 심판진에 이름을 올렸다. 프라파르를 비롯해 살리마 무칸상가(르완다), 야마시타 요시다(일본) 심판이 주심으로 뽑혔고 백, 디아스, 네즈빗 심판은 부심 명단에 포함됐다.

장혜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