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나와의 경기 직후 주심 판정에 항의하다 레드카드(퇴장)를 받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다음 경기인 포르투갈전에서 벤치에서 관전하는 것은 물론, 라커룸 입장도 금지되고 휴대전화나 무전기 같은 통신기기를 사용할 수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28일 밤 10시(한국시간)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2라운드 가나전에서 2-3으로 석패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앤서니 테일러 주심으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았다.
테일러 주심은 후반전 추가 시간에 코너킥이 선언됐지만 그대로 경기를 종료시켰다.
이에 한국 선수들은 물론 벤투 감독까지 주심에게 다가가 강하게 항의했고, 우루과이와의 1차전에서 이미 옐로우카드(경고)를 받은 상태였던 벤투는 결국 레드카드(퇴장 명령)를 받았다.
벤투 감독은 가나전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고, 규정에 따라 예선 3차전 때 벤치에 앉지 못하게 됐다.
이날 경기 종료 후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기자회견은 벤투 감독 대신 세르지우 수석코치가 참석한다. 벤투 감독의 퇴장에 따른 조치”라며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전 공식 훈련과 기자회견까지는 참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2010년 5월 ‘징계를 받아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지도자는 관중석에서 무전기를 사용해 팀을 지휘해서는 안 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규정에 따라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전 때 VIP룸에서 경기를 관전하게 된다. 선수들의 라커룸 입장도 금지되며, 무전기와 휴대폰 등 전자기기로 소통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공식훈련과 기자회견까지만 참석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을 대신해 가나전 직후 기자회견에 나선 세르지우 코스타 한국 축구대표팀 수석코치는 “막판에 우리는 동점 골을 넣을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생각하며, 심판 판정은 전혀 공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벤투 감독이 퇴장 당한 상황에 관해선 “마지막 기회(코너킥)를 주심이 박탈한 데 대해 감독이 대응한 것”이라며 “충분히 할 수 있는 정당한 항의였으며 부적절한 발언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한국과 가나의 경기를 지켜본 외신은 ‘테일러 주심 논란’을 보도했다.
영국 BBC는 “한국은 종료 직전까지 코너킥을 얻어냈다. 테일러 주심은 휘슬로 한국의 희망을 뺏었다”고 논평했다.
영국 데일리메일도 한국이 경기 막판 코너킥 기회를 잃은 사건을 상세히 보도하며, ‘테일러는 경기보다 다시 자신을 더 크게 만들었다’, ‘테일러를 보면 왜 모든 사람이 영국 심판을 싫어하는지를 알 수 있다’는 등 영국 축구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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