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월드컵에서만큼 ‘골’ 운이 없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4·바르셀로나)가 한을 풀었다.
폴란드 축구 대표팀 소속 레반도프스키는 26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2차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A매치 77번째 골이자 월드컵 첫 골을 넣었다. 그가 본선 무대를 밟은 지 5번째 경기 만이다.

레반도프스키는 후반 36분경 사우디아라비아 페널티박스 아크 앞에서 공을 낚아챈 뒤, 침착하게 왼발 인사이드 킥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수비 진영에서 공을 돌리던 사우디아라비아 수비형 미드필더 압둘레라 알말키의 미숙한 퍼스트 터치를 놓치지 않았다. 레반도프스키는 다이빙 세리머니를 하며 첫 골을 자축했다. 폴란드 동료들은 레반도프스키에게 달려와 축하 인사를 했다. 세리머니를 마친 레반도프스키는 동료 유니폼에 눈물을 닦았다.
레반도프스키는 그동안 클럽에서는 527골을 넣고, 폴란드 국가대표로도 이날 전까지 76득점을 했지만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월드컵 본선에 처음 출전했지만, 레반도프스키는 한 골도 넣지 못했고 폴란드는 1승 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 멕시코전에서는 페널티킥을 실축하기도 했다. 7번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에 오르고 2020, 2021년 FIFA 최우수선수상까지 받은, 세계 최고 스트라이커라 불리는 레반도프스키였지만 본선 무대는 쉽지 않았다.
레반도프스키는 전반 39분 피오트르 지엘린스키(28·SSC나폴리)의 득점을 돕기도 했다. 매티 캐시(25·아스톤빌라FC)가 전방 우측에서 올린 크로스를 놓칠 뻔했으나, 골라인을 넘기 직전 공을 살린 뒤 골문으로 쇄도하던 지엘린스키에게 연결했다.

경기 뒤 레반도프스키는 d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수록 더 감정적으로 된다. 이번 대회가 내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아서 더 그렇다”며 “대표팀에서 뛸 때는 팀 승패에 더 집중한다. 그래도 개인 기록을 내고 싶은 바람이 있다. 항상 월드컵에서 득점하고 싶었고 드디어 꿈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레반도프스키의 1골 1도움 대활약에 승점 3점을 챙긴 폴란드는 1승 1무로 C조 1위에 오르며 16강 진출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폴란드는 오는 12월 1일 1승 1패 조2위 아르헨티나와 3차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2골 1도움을 기록한 리오넬 메시와 레반도프스키의 창 대 창 대결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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