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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완성된 벤투식 빌드업 축구, 무엇이 달라졌나

입력 : 2022-11-25 12:32:01 수정 : 2022-11-25 13: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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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직전까지 불안했지만 첫 경기부터 반전
세컨드볼 쟁탈 능력 강화, 측면 수비 집중력 향상
패배주의 극복하고 강호와 당당히 정면승부 펼쳐
전반전 일방적으로 밀렸던 사우디·일본과 차별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주창해온 빌드업 축구가 2022 카타르월드컵 첫 경기 우루과이전에서 비로소 온전히 구현됐다. 그간의 불안 요소를 떨쳐낸 벤투호가 남은 가나전과 포르투갈전에서 승점을 따내 16강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벤투 감독은 2018년 8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임 이후부터 줄곧 빌드업 축구를 주창해왔다. 공을 소유하고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주도권을 쥔 가운데 득점에 이르는 빌드업 축구를 한국 축구에 이식하겠다는 게 벤투 감독의 청사진이었다.

 

이를 놓고 개인 능력이 떨어지는 한국 축구에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비판이 계속 제기됐다. 잔뜩 웅크려 일단 상대 공격을 막고 역습으로 골을 노리는 방식이 약체인 한국에 더 어울린다는 것이었다. 손흥민 등 유럽파들이 세계 최고 프로축구리그에서 활약해도 벤투가 제시한 빌드업 축구에 대한 회의적인 관측은 사라지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그래도 자신의 계획을 고수했다. 스타일을 바꾸지 않는 벤투를 향해 고집불통이라는 비난도 이어졌다.

 

실제로 월드컵 직전까지 벤투가 약속했던 빌드업 축구는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

 

지난 6월 브라질과 평가전에서는 측면 수비가 헐거워져 선제골을 내줬고 중원에서 패스 실수로 상대에게 공격 기회를 헌납했다. 중원에서 공을 뺏긴 뒤에 차단에 실패하며 골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같은달 열린 파라과이전에서도 중원에서 공을 뺏긴 뒤 상대 공격 속도를 늦추지 못해 골을 허용했다. 심지어 코너킥 공격 후 공을 따내지 못해 그대로 역습을 당해 골을 먹었다.

지난 7월 2022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는 일본의 전방 압박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0-3으로 완패해 총체적 난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9월 열린 코스타리카전에서는 측면 수비가 헐거워지면서 수차례 위기를 겪었고 골까지 허용했다.

 

이처럼 우려 속에 시작된 카타르월드컵이었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벤투의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강호를 만나도 경기를 주도하겠다는 벤투의 약속이 실제로 지켜졌다. 전반 20분 동안 우루과이는 공을 제대로 잡지도 못했다. 전반 12분에는 한국의 공격 점유율이 57%까지 올랐다.

 

패스를 주고받다가 대각선 방향으로 날린 긴 공간 패스가 끊겨도 미드필더들이 세컨드볼 쟁탈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정우영 등 미드필더들은 우루과이에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강하게 압박했다. 한국이 주도권을 잡자 우루과이는 초조해진 듯 패스 실수를 남발했다.

 

수비 조직력도 한층 강화됐다. 공수 간격을 좁힌 대표팀은 수아레스와 누녜스, 카바니에게 양질의 패스가 가지 않게 방해했다. 측면 공격수들은 최후방까지 내려와 상대 측면 크로스를 차단했다. 우루과이가 공격 숫자를 늘릴 때는 손흥민까지 수비 진영으로 내려와 상대 크로스를 막았다.

 

가장 주목할 점은 벤투호가 강한 상대인 우루과이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간 한국은 강호를 만나면 주눅이 들어 심리적으로 이미 지는 상태에서 경기에 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기세 싸움이 중요한 스포츠에서 이 같은 심리는 패배와 직결된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경기 주도권을 쥐는 빌드업 축구를 통해 이 같은 패배주의를 극복했다. 이는 앞서 아르헨티나, 독일에 승리를 거둔 아시아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일본과도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사우디와 일본은 전반전에는 일방적으로 밀리면서 웅크렸다가 후반에 상대가 방심한 틈을 노려 역전승을 거뒀다. 반면 한국은 처음부터 강하게 맞붙어 기싸움을 벌였다.

 

빌드업 축구를 통해 용맹한 정신 자세까지 얻은 한국이 남은 가나전과 포르투갈전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나아가 이번 월드컵에서 어디까지 진출할지 주목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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