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다.” 24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의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 경기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울루 벤투 한국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가장 많이 한 말이다.

이날 한국은 우루과이와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지만 많은 찬사를 받았다. 당초 객관적 전력에서 크게 앞선다고 평가받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위 우루과이를 상대로 주도하는 경기를 펼친 덕분이다. 전반에는 점유율을 앞서기도 했다. 한국을 응원하는 국내 축구팬들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흐름이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자신이 있었다. “우리가 트레이닝을 했던 대로 경기만 한다면 전혀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런 스타일이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상대와 상황에 맞춰 전술을 잘 조정해야한다”면서 “오늘 우리가 그 부분의 역량을 잘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반전을 주도했던 것에 만족감을 표했다. “경기장 내에서 공격을 더 강하게 가져가고 싶었다. 아주 용감하게 해냈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든 선수들이 상대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절한 상황 판단으로 잘 이겨냈다”고 높게 평가했다. 다만, 후반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피로로 경기력이 안 나온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이를 교훈 삼아 다음 경기에서는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안와골절 부상으로 당초 출장조차 불가능해보였던 손흥민(30·토트넘)이 선발로 나섰다. 많은 축구팬들이 마스크를 쓰고 나선 그의 상태를 걱정했지만 풀타임을 뛰며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이런 손흥민을 향해 벤투 감독은 향후 경기에서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기량 100% 회복까지는 시간 필요할 거라고 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퍼포먼스를 잘 보여줬다”면서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후반 중반 ‘조커’로 투입한 이강인(21·마요르카)에 대해서는 “압박 상황에서 스피드와 빠르게 치고 나가는 능력이 좋다. 카타르에서 훈련할 때도 그 역량이 잘 드러났다. 수비도 좋았다”면서 향후 경기에서도 주요한 카드로 사용할 뜻을 내비쳤다.

후반 중반 다윈 누녜스(23·리버풀)와 경합과정 중 미끄러지며 부상을 당한 수비 기둥 김민재(26·나폴리)의 상태는 걱정이다. 그는 부상 뒤 일어나 종료까지 뛰었지만 다소 불편한 모습을 노출했다. 이에 벤투 감독은 “김민재가 리그 경기와 챔피언스리그까지 많은 경기를 치러 다소 부상이 있었다. 부상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경기를 치러야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앞으로 며칠동안 상태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