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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미국 프로농구(NBA)는 중국의 예기치 않은 보복에 된서리를 맞았다. 중국 농구의 전설 야오밍이 속했던 NBA 휴스턴 로키츠 단장인 대릴 모리가 “자유를 위한 싸움”이라며 홍콩민주화운동을 지지하는 트윗을 날린 게 화근이었다. 중국 관영매체가 NBA 보이콧을 선언하고 중국 기업들의 후원도 중단됐다. 원래 중국은 NBA의 알짜시장인데 연간 사업 규모와 시청자가 40억달러, 5억∼6억명에 달했다. 구단과 NBA 사무국이 사과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1년 후 모리 단장이 물러나고서야 중국은 농구방송을 재개했다. 시진핑 시대 들어 이런 충돌은 허다한데 중국 대외전략이 ‘전랑(戰狼·늑대전사)외교’라 불릴 정도다.

한·중 관계에는 ‘한한령’ 유령이 떠돌고 있다. 2016년 7월 한국 정부가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발표하자 중국 대륙을 풍미했던 한류가 삽시간에 사라졌다. 중국 당국은 한한령 존재를 부인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중국 방송과 영화, 인터넷에는 K콘텐츠가 자취를 감췄고 한국을 찾던 중국인 관광객도 발길을 끊은 지 오래다. 사드 부지를 제공했던 롯데그룹의 중국 사업은 초토화됐다. 다음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베이징대학 연설에서 중국을 ‘높은 산봉우리 같은 대국’에 비유하며 “작은 나라 한국도 중국몽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지만 중국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영화 ‘오! 문희’가 개봉했고 올 들어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도 인터넷TV 혹은 지방방송사에서 방영됐지만 일회성에 그쳤다. 중국은 수교 30주년을 맞아 지난해와 올해를 ‘한·중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했는데 생색내기 성격이 짙었다.

이번에는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지난달부터 중국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텐센트 비디오에서 홍상수 감독의 ‘강변호텔’이 서비스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달 15일 한·중 정상회담의 성과로 언급했다. 시진핑 주석도 “(인적문화) 교류 중단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안 된다”고 했다. 과거 중국의 ‘뒤끝’ 행태를 보면 아직 한한령 해제를 거론하기는 이르다. 중국은 ‘속 좁은 거인’이 아니라 책임 있는 대국답게 행동하기 바란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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