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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화물·학교·지하철 ‘릴레이 파업’…“尹정부 무능에 분노 커졌다”

입력 : 2022-11-24 06:00:00 수정 : 2022-11-23 22: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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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경제현실에 국민동의 못 얻어
안전운임제는 핑계 정치적 파업 같아”

경영계, 수출 차질 우려 파업 철회 촉구
“화물차 안전 확보할 대안 마련 필요해”

정부, 수출입화물 비상 통관 대책 마련

건보공단 등 공공운수노조 파업 돌입
12월 2일까지 15개 사업장 동참 예고
노조 “윤석열정부 무능 탓 확산” 주장
경찰 “화물연대 운송 방해 엄정 대응”

25일 학교 비정규직 8만여명 총파업
30일 예고 서울교통공사 막바지 교섭

국민의힘이 총파업을 예고한 화물연대를 향해 ‘모든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산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가운데 정부는 ‘수출입화물 비상 통관 지원대책’을 추진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3일 화물연대본부의 집단운송거부(파업) 예고와 관련해 “만일 화물연대가 집단 운송 거부를 강행한다면 불법행위로 인한 모든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열린 화물 총파업 연대 및 대체수송 거부 기자회견에서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금 우리 어려운 경제 현실을 감안할 때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는 국민의 동의를 전혀 받을 수 없다. 이제라도 파업 선언을 거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불법 행위에는 한 치도 물러섬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서 단호하게 대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 원내대표는 당정이 전날 ‘안전운임제 시행 3년 연장’ 방침을 밝혔음에도 화물연대가 파업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안전운임제는 핑계였을 뿐 이미 답이 정해진 정치적 파업 같다”고 비판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를 폐지해 영구 제도화하고, 적용 차종·품목을 확대하라고 요구하며 이달 24일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안전운임제는 안전 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경우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로 3년 일몰제(2020∼2022년)로 도입됐다.

경영계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집단 운송 거부로 산업계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한국무역협회·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6개 경제 단체는 전날 성명을 통해 “수출과 경제에 미칠 심각한 피해를 고려해 화물연대 측이 즉각 운송 거부를 철회하고 차주·운송업체·화주 간 상생 협력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뉴시스

경제 단체들은 안전운임제를 폐지하고 화물차 안전을 확보할 다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안전운임제가 시장 원리를 무시하고 물류비 급등을 초래하는 전 세계에 유례없는 제도라고 지적하며 “일일 운행 시간 제한, 휴게 시간 보장, 디지털 운행 기록 제출 의무화 등 과학적·실증적 방법으로 화물차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세청은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비해 파업 직후부터 종료 때까지 ‘수출입화물 비상 통관 지원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운송 차질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행정 제재를 방지하기 위해 부산·인천·광양·평택 4개 주요 공항만 세관에 비상 통관지원반을 설치하기로 했다. 수출 화물 운송에 차질이 발생해 수출신고가 수리된 날부터 30일 이내 선적이 어려운 경우 구비 서류 없이 적재 기한을 연장해주고, 수입신고 된 물품을 15일 이내에 보세 구역에서 반출하지 못할 때도 화물 운송이 정상화될 때까지 반출 기간을 연장해준다.

윤태식 관세청장이 23일 대전정부청사에서 화물연대 파업 대응 비상 수출입물류통관체계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항만 출입구 봉쇄로 하역 화물의 보세 구역 반입이 지연되면 업체 요청에 따라 반입 기간을 연장해줄 계획이다. 또 세관 업무 시간 외에도 관세 보류 상태의 외국 물품 운송(보세 운송)을 신고·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 비상 지원 차량과 화주의 일반 차량을 보세 운송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민노총 산하 병원·화물·학교·지하철 동시다발 파업 ‘비상’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23일 대(對)정부 공동 파업에 돌입했다. 이날부터 다음달 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파업에는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의료연대본부, 화물연대 등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15개 노조가 순차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정부는 불법 파업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재확인, 노·정의 강대강 대치로 인한 파업 장기화가 우려된다.

 

이날 공공운수노조 측은 “기존 13개 사업장이 공동 파업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오늘 파업 돌입과 동시에 2개 사업장에서 추가로 파업에 동참하겠다는 연락이 왔다”며 “총 15개 사업장에서 조합원 10만8450명이 공동 파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원들이 23일 강원도 원주에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본사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한 뒤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조는 이 같은 파업 확산을 ‘윤석열 효과’라고 표현했다. 노조는 “윤석열정부가 작은 정부를 표방하면서 노동자의 안전은 물론이고 국민의 안전까지 벼랑 끝에 몰아넣은 게 파업의 원인인데, 정부는 엄벌만 얘기하고 있다. 엄벌을 피하려면 계속 죽으라는 것”이라며 “정부의 무대책과 무능에 분노가 커져 파업이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공동 파업 1일차인 이날에는 공공운수노조 산하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와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가 전면 파업에 나섰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강원 원주시에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본사 앞에서 총파업 결의 대회를 열었다. 고객센터 노조는 지난해부터 수차례 파업을 거쳐 공단으로부터 산하 소속 기관을 통한 고객센터 직원 1600여명의 정규직 전환 합의안을 얻어낸 바 있다. 그러나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이후 세부 방안으로 상담 인력 축소를 논의하는 등 이전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자 다시 파업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11일 생활임금과 해고 없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하루 경고 파업을 진행했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금까지 어떠한 답도 하지 않았다”며 고객센터 상담노동자의 생활임금 보장과 정규직 전환을 촉구했다.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도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에서 근무하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1100여명이 참여해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했다. 이들은 간호사 35명 감축안 철회, 경비 절감 계획에 따른 인력·복지·기능 축소 금지, 경영평가로 임금가이드라인 강제 금지, 직무성과급제 도입 철회, 필수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본관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서울대병원분회(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인력 충원 문제가 핵심 쟁점이다. 노조 측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사직이 이어지고 있다며 서울대병원 127명, 보라매병원 163명의 인력 증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이 의료공공성을 강화하고 제대로 된 공공병원이 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인력 충원과 노동 조건 향상, 환자 안전 대책이 즉각 필요하다”며 “그것이 진짜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지는 공공병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24일 0시부터 화물연대도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지난 6월 총파업 당시 정부와 합의한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과 품목 확대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는 제도로,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경찰은 화물연대 총파업을 앞두고 불법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열린 전국 시도청장 화상회의에서 “불법 행위에 대해 각 시도청장의 책임 지휘 아래 법과 원칙에 따라 어떠한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운송 방해·시설 점거 등 불법 행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항만·터미널·산업단지 등 물류 거점에 기동대·교통 사이드카·형사 인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112 순찰을 강화할 계획이다.

화물연대 총파업을 하루 앞둔 23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인근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에 총파업 현수막을 단 화물차가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25일에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8만여명 규모의 총파업을 벌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월 파업(정부 추산 5만2000명) 이후 최대 규모다. 이들은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를 요구하면서 교육 당국과 임금 교섭을 진행 중이다.

 

30일 총파업을 예고한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은 25일과 28일 사측과 막바지 교섭에 나선다. 민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와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로 구성된 연합교섭단은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2026년까지 1500여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철회할 것과 안전 인력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 간 단체교섭은 지난달 6일 결렬됐으며, 지난 4일 파업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79.7%가 찬성해 파업을 결의했다. 두 차례 교섭 결과에 따라서 파업을 피할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노조 측 관계자는 “현재까진 사측의 유의미한 입장 변화는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조병욱·우상규·이강진·조희연·구윤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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