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퇴직금 50억도 모르쇠 일관

‘대장동 일당’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63·사진) 전 국회의원 재판에서 김정태(70) 하나금융지주 전 회장이 ‘곽 전 의원에게 어떤 부탁도 받은 적 없다’고 검찰에 진술한 사실이 공개됐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대장동 일당과 하나은행이 구성한 컨소시엄이 깨지지 않도록 김 전 회장에게 부탁해준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고 주장해 왔다.
곽 전 의원 측 변호인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재판에서 김 전 회장의 검찰 신문조서를 공개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2017년에 같은 식당에서 식사하다가 우연히 지인을 통해 곽 전 의원을 처음 보고 인사했다”며 “그 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고, 2017년 이후에도 연락한 적이 없으며 어떠한 부탁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변호인은 조서를 공개하며 곽 전 의원과 김 전 회장 사이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화천대유자산관리와 하나은행이 구성한 ‘성남의 뜰’ 컨소시엄이 와해되지 않게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아들을 통해 퇴직금 명목 50억원(세후 25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곽 전 의원은 “아들이 돈을 받은 사실조차 몰랐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의 요구에 따라 공동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는 남욱 변호사를 증인으로 채택하고 28일 신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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