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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기자 슬리퍼 차림 대통령 질의에 與 “함량 미달… 무례” VS 박지원 “좁쌀 대응”

입력 : 2022-11-21 10:35:00 수정 : 2022-11-21 13: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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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기자-대통령실 비서관 공개 설전’ 여파 지속… 21일부터 대통령 도어스테핑 중단
MBC 기자(오른쪽)와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이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이 끝난 후 설전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약식회견) 당시 대통령실 비서관과 설전을 벌인 MBC 기자가 슬리퍼를 신을 것을 두고 국민의힘에서 “무례하다” 등 비판을 내놓자 야권에서는 “좁쌀 대응”이라고 맞서는 반응이 나오는 등 정치권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던 김행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통해 지난 18일 도어스테핑 과정에서 이기정 홍보기획 비서관과 설전 과정에서 언성을 높인 MBC 기자에 대해 “예의범절이 없었다”며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상상할 수 없는 풍경”이라고 꼬집으면서 “대통령실 출입 기자는 그 언론사의 ‘1호 기자’로 가장 실력있고 예의범절을 갖춘 기자가 나간다. 사회부 기자나 검찰 기자처럼 범죄를 취조하고 보도하는 기자들과는 상당히 다르다”고 했다.

 

김행 위원은 “제가 대변인 시절에도 대통령이나 비서실장이 인터뷰를 할 경우 모든 출입기자들이 넥타이도 갖추고 양복 입고 정식으로 의관을 갖추고 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통령 등 뒤에 대고 소리지르는 기자는 상상할 수 없는 풍경”이라며 “이것 때문에 앞으로 대통령실과 언론의 관계가 악화되면 제일 큰 피해는 국민이 입고 나머지는 MBC를 뺀 다른 언론사의 수습기자들도 본다. 이 부분은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의 간사단이 반드시 문제 삼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자 출신인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 도어스테핑 때 대통령 뒤통수에 대고 소리 지르고 비서관과 고성으로 싸운 MBC 기자, 너무 무례한 것 아닌가”라며 “기자라기보다 주총장을 망가뜨릴 기회를 찾는 총회꾼 같다”고 썼다.

 

김종혁 비대위원은 회견장에 있었던 MBC 기자 사진을 올리며 “대통령이 이야기할 때 팔짱이야 뭐 낄 수 있겠지만 슬리퍼를 신고 온 건 무어라 해야 할까”라며 “대통령이 아니라 남대문 지게꾼하고 만나도 슬리퍼를 신고 나갈 수는 없다. 그게 인간에 대한, 취재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도 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 페이스북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슬리퍼로 대한민국 언론 수준을 한 큐에 날려버린 MBC는 왜 도대체 반성할 줄을 모르는가”라며 “흡연실에도 슬리퍼 끌고 나오지는 않는다. 완전 함량 미달이다. 자신의 의무는 이행하지 않으면서 권리만 주장한다면, 그건 권리행사가 아니라 횡포”라고 했다.

 

이어 “왜 도대체 반성할 줄을 모르는 건가? 그러면서 무슨 근거로 남에게는 손가락질을 하고 반성하라고 요구하는 건가”라며 “박성제 사장과 현 보도국 간부들이 계속 버티는 한 MBC는 대한민국 언론의 수치일 뿐”이라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복당을 앞둔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관련 논란에 대해 “도어 스테핑에서 MBC 기자가 슬리퍼를 신었다는 부대변인의 응대는 좁쌀 대응”이라고 했다.

 

박 전 원장은 페이스북에 “대통령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가수반이며 국가원수다. 기자는 1호 국민”이라며 “국민은 갈등을 풀어가는 통 큰 대통령을 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선 (한미) 동맹을 이간질하는 MBC 기자의 탑승을 거부한 것은 헌법수호라 하신다. 우리 헌법 어디에도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조항은 있지만, 비판적 기자를 전용기에 태우지 말라는 조항은 없다”고 꼬집었다.

 

박 전 원장은 “대통령께선 자유, 공정, 상식을 강조하신다. 그러나 언론의 자유는 삭제됐고 전용기 탑승 80여명의 기자 중 2명만 1시간 동안 만난 것을 그렇게 당당하게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고 하면 공정하지도 않고 상식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도어스테핑에서 동남아 순방 때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것과 관련해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고, MBC 기자는 집무실로 이동하는 윤 대통령을 향해 “뭐가 악의적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MBC 기자와 대통령실 이기정 비서관 사이에 언쟁이 이어졌다.

 

21일 ‘MBC 기자-비서관 공개 설전’ 사태 여파로 도어스테핑은 잠정 중단됐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윤 대통령 출근 직전인 오전 8시54분 언론 공지를 통해 “21일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그 이유로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됐다.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도어스테핑이 진행되는 청사 1층에는 가림막이 설치됐다. 다만 대통령실은 “지난 2일 비공개로 진행된 외국 대표단 접견 시 일부 출입기자가 일방적으로 대표단을 촬영한 일이 있었다”며 “1층 구조물 설치는 이 일을 계기로 논의된 것으로, 대통령의 도어스테핑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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