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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은 안정세, 자금시장 경색은 부담…금통위 이번엔 0.25%p만 올릴까?

입력 : 2022-11-21 07:00:00 수정 : 2022-11-21 11: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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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빅스텝' 피할 듯…환율 안정세·자금시장 경색·경기 충격 등 고려
사진 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오는 24일 금리 인상 폭을 줄여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이 아닌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만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5%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1%포인트(p)에 이르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 탓에 사상 첫 6연속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안정된데다 채권 등 자금시장 경색 위험도 남아 있어 10월에 이은 연속 빅 스텝은 부담스럽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한은이 수출·소비 둔화 추세 등을 반영해 내년 경제 성장률 눈높이를 기존 2.1%에서 1.7∼2.0%까지 낮출 것으로 봤다.

 

20일 연합뉴스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대로라면 한은 역사상 첫 여섯 차례 줄인상(4·5·7·8·10·11월)이다.

 

전문가들이 금리 인상을 확신하는 것은 무엇보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뚜렷하게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109.21)는 작년 같은 달보다 5.7% 올랐다. 상승률이 7월(6.3%) 정점 이후 8월(5.7%), 9월(5.6%) 떨어지다가 석 달 만에 다시 높아졌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례적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으로 최대 1.00%p까지 벌어진 한국(3.00%)과 미국(3.75∼4.00%)의 기준금리 차이도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물가만 놓고 본다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크다"며 "더구나 연준이 12월에 또 기준금리를 올리면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우려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인상 폭의 경우 10월과 같은 0.50%p가 아니라 0.25%p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최근 1,300원대 초중반까지 떨어진 원/달러 환율, 아직 불씨가 남아있는 채권시장 등의 자금·신용 경색 위험,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갈수록 뚜렷해지는 경기 하강 추세 등이 베이비 스텝 전망의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베이비 스텝을 예상하며 "최근 환율은 안정화 단계에 있다. 과거 원/달러 환율은 1,050∼1,250원 범위에서 움직였고, 1,300∼1,400원대 환율은 국가 부도 사태 등이 아니라면 설명하기 힘들다. 따라서 점진적으로 적정 환율 수준인 1,250원 밑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10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7.7%)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미국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이에 따라 12월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이나 최종 금리 상단 수준, 인하로의 전환 시기 등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미국의 통화 긴축 강도가 약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고, 한은도 이런 분위기를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더구나 레고랜드 사태 이후 나타난 채권시장, 자금시장의 불안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며 베이비스텝에 무게를 뒀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내수 경기도 빠르게 동력을 잃어가면서 내년에 본격적으로 경기 침체에 진입할 것"이라며 "한은으로서는 빅 스텝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미 지난달 12일 빅 스텝 결정 당시에도 금통위원 2명(주상영·신성환)은 경기 침체 가능성 등을 들어 '베이비 스텝'에 표를 던진 바 있다.

 

둘 중 한 위원은 "기조적 고인플레이션 흐름에 대응해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통화정책의 파급 시차를 고려할 때 최근의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파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중후반 국내 경제 성장세가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달 한은이 베이비 스텝에 머물면, 한국(3.25%)과 미국(3.75∼4.00%)의 기준금리 차이는 0.75%p로 좁혀진다.

 

하지만 12월 연준이 최소 빅 스텝만 밟아도 격차는 1.25%p로 다시 확대된다.

 

더구나 연준이 시장의 전망대로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더 끌어올릴 경우, 한은도 비슷한 시점까지 금리를 계속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하 교수는 "미국의 금리 정점은 5%대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한은 역시 내년에도 인상 기조를, 적어도 내년 연초까지는 유지할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를 고려하면 3.5% 수준에서 끝날지는 상당히 불확실하고, 더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조 연구위원도 "한은이 11월에 0.25p에 이어 내년 상반기 두 차례 정도 0.25%p씩 더 올려 한국의 기준금리는 최고 3.75%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지고, 최종 금리는 3.50∼3.75%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연준의 최종금리가 5.25%에 이르고, 한은도 내년 1분기 3.75%까지 올릴 수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24일 기준금리 조정 여부와 함께 수정 경제 전망도 내놓는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1.7∼2.0%를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2.1%(8월 전망치)보다 0.1∼0.4%p 낮을 뿐 아니라, 2020년 역(-)성장 이후 최저 수준이다.

 

조 연구위원은 "우리(LG경영연구원)는 내년 성장률이 1%대 중반까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한은은 2% 아래로 많이 낮추지는 못하고, 1%대 후반 정도를 제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내년 글로벌 경기 하강으로 수출이 둔화하고 설비투자가 위축되는 데다, 소비도 기대만큼 좋아지기 힘들 것"이라며 "부동산 경기로 미뤄 건설투자도 부진할 텐데, 그렇다고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도 기대할 수 없다. 경기가 좋아질 요소가 하나도 없다"고 설명했다.

 

장 선임연구위원도 "내년 수출 여건 등을 고려해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1.7∼1.8% 정도까지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가 가라앉으면 물가 압력도 줄어드는 만큼,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도 기존 3.7%보다 0.1∼0.2%p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3.6%, 장 선임연구위원은 3.5%를 제시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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