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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채송화와 상반된 역할… 섬뜩한 모습 보여줄 것”

입력 : 2022-11-20 19:55:35 수정 : 2022-11-20 19: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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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 개막 뮤지컬 ‘스위니토드’ 러빗 부인役 전미도

2년 전 드라마 ‘슬의생’으로 인기
안방극장 활약 후 공연 무대 복귀
인육파이 만드는 소시오패스 역할
6년 만에 재연… 배역 이해 깊어져
‘선과 악’ 인간의 이중성 만나고파

의사로서 환자 러빗 부인 맡는다면?
“치료 도울 것”… 측은지심 보이기도

“의사는 환자의 개인적 사정과 상관없이, (심지어) 그 사람이 살인자라고 해도 환자라면 (일단) 살려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채송화는 러빗이 어떤 사람이든 나을 수 있도록 도와줬을 테고, 신경외과 의사로서 (러빗이) 뇌 쪽에 문제가 있다면 고쳐주려고 하지 않을까 싶어요.”

뮤지컬 ‘스위니토드’에서 6년 만에 다시 ‘러빗 부인’ 역할을 맡게 된 전미도가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디컴퍼니 제공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에서 뛰어난 의술로 촌각을 다투는 환자의 생명을 구하던 따뜻한 의사 선생님 채송화와 뮤지컬 ‘스위니토드’에서 스위니토드의 복수(살인)를 도우며 ‘인육 파이’를 만드는 소시오패스 러빗 부인(이하 러빗)을 맡게 된 배우 전미도(40)의 말이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그에게 ‘러빗이 환자로서 채송화를 찾아온다면 어떻게 대처하겠냐’고 묻자 내놓은 답변이다. 작품 속에서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러빗에 대한 측은지심이 묻어났다.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한 후 연극 무대를 오가다 2020년 드라마 슬의생을 통해 대중적 인기를 얻은 전미도는 채송화 이미지와 극도로 상반된 러빗 역할을 6년 만에 다시 맡게 된 것에 대한 부담보다 기대감을 내비쳤다. “현명하고 선한 채송화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탐욕적이고 이기적이며 섬뜩할 정도로 무서운 모습까지 공연으로 보여주는 즐거움이 있어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전설 스티븐 손드하임(1930∼2021)의 대표작 ‘스위니토드’는 불안과 공포가 가득하던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 뮤지컬이다. 아내와 딸을 빼앗기고 억울한 옥살이까지 한 뒤 15년 만에 돌아온 이발사 스위니토드(벤저민 바커)가 자신의 가정을 파괴한 터핀 판사와 부조리한 세상을 향해 복수하는 이야기다. 전미도는 토드를 도우려 인육 파이를 만들게 되는 파이 가게 주인 러빗을 연기한다. 이 역할로 초연 이듬해인 2017년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뮤지컬 ‘스위니토드’에서 스위니토드의 복수를 도우며 인육 파이를 만드는 ‘러빗 부인’으로 변신한 전미도.

지난 3월 종영한 드라마 ‘서른, 아홉’ 이후 무대 복귀작을 ‘스위니토드’로 선택한 데 대해 그는 “초연 때 재밌었던 기억이 있다”며 “(배우에겐) 그 나이 때만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나이가 들수록 익어가는 역할이 있는데, 러빗은 후자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연 땐 설정된 (러빗) 캐릭터에 따라 본능적으로 연기했다면 6년이란 시간이 지나고 경험도 쌓이면서 러빗에 대한 인간적인 이해가 더 깊어져 연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먹고살기가 힘들어 도덕과 윤리가 완전히 무너진 시대에 과거 흠모했던 스위니토드가 돌아오자 함께 살고 싶어하는 러빗의 욕망과 그릇된 행위가 현실적으로 이해됐다는 것이다.

“러빗은 이해할 수는 있어도 옳다고는 할 수 없는, 한 가지 말로 정의하기 어려운 인물입니다만 결국 나(우리)와 다르지 않은 인간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누구나 선한 면과 악한 면이 있듯이 인간의 이중성을 현실적인 캐릭터로 한번 만나보고 싶습니다.”

전미도는 연달아 드라마에 출연하느라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설렘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팬데믹을 거치는 동안 공연 관람문화가 점점 정숙해지는 분위기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배우들은 관객들의 호응이 느껴질 때 더 많은 에너지를 얻기 마련이다. “사실 무대 위 배우들은 관객들이 보내주는 호흡으로 에너지를 얻어요. 배우들은 계속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객석이 전하는 에너지를 받지 못하면 공연 끝나고 정말 힘듭니다. ‘좋은 공연은 좋은 관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란 말을 들은 적 있는데 그만큼 관객들의 호응이 엄청 중요하다는 거죠. 재밌는 부분은 웃어주시고 어떨 때는 박수를 치고, 음악이 좋아 리듬을 탈 수도 있는 건데 정숙한 분위기로 가라앉는 게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는 “관객들의 웃음과 박수 소리, 커튼콜 때 환호해 주시는 소리가 너무 그립다”면서 “(‘스위니토드’ 공연도) 관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봐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거(환호)를 몹시 기대하고 있다”며 웃었다.

전미도와 함께 드라마 ‘서른, 아홉’에 출연했던 김지현, 린아가 번갈아 가며 러빗 역을 맡고, 스위니토드는 강필석·신성록·이규형이 연기한다. 12월1일부터 내년 3월5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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