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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제보] "빠지라고 했냐"…하수도 뚜껑 열어놓은 병원의 적반하장

입력 : 2022-11-20 14:57:06 수정 : 2022-11-20 14:5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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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던 환자 무릎까지 빠지며 전치 5주 골절상
"하수도에 얇은 철망 덮어놔 함정과 흡사"
병원은 "잘 살피지 않은 환자도 잘못" 주장

지방의 한 대형 병원에서 하수도 뚜껑을 열어놓아 지나가던 환자가 빠져 중상을 입었다.

40대 여성 A씨는 지난 15일 오후 3시쯤 자신이 입원 중인 광주광역시의 병동 주변을 산책하다 갑자기 오른쪽 다리가 무릎까지 푹 빠지며 앞으로 넘어졌다. A씨는 왼쪽 발을 하수도 모서리에 부딪혀 1~4번 발등뼈가 부러지고 전치 5주의 진단을 받았으며 현재 걷지도 못하고 있다.

병원 CCTV 영상 캡처. 연합뉴스

확인 결과 병원에서 하수도 뚜껑을 열어놓고 정비를 하다 자리를 비우면서 안전조치를 제대로 해놓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병원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하수도에서 떨어진 멀쩡한 땅 위에 안전 콘만 하나 놓여있었던 게 안전조치의 전부였다. 뚜껑이 열린 하수도는 얇은 철망이 걸쳐져 있었는데 함정과 흡사했다고 한다.

A씨의 사고 직후 병원의 조치도 문제로 지적됐다. A씨는 골절상으로 잘 움직이지도 못했는데 병원은 그를 인근 정형외과로 바로 데려가 치료하지 않고 A씨 남편 B씨에게 전화해 조치하도록 했다. A씨가 입원한 병원은 알코올 치료 전문 병원이어서 골절상을 치료할 수 없었다. B씨는 일하다 말고 허둥지둥 달려가 아내를 차에 태워 정형외과 병원으로 이동한 후 엑스레이를 찍고 수술까지 했다.

사고가 발생한 병원은 한발 더 나아가 A씨가 주위를 잘 살피지 않고 걸은 점도 사고의 원인이라며 A씨의 골절상에 대한 치료비나 위자료 등 보상에 소극적이라고 한다.

B씨는 "병원에서 보호해야 할 환자를 다치게 했고, 사고 후 즉시 119라도 불러 응급치료를 받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았다. 병원장은 '우리가 빠지라고 했냐'면서 앞을 똑바로 안 보고 다닌 게 문제라며 아내의 과실도 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병원의 부실한 안전관리와 부당한 일 처리를 고발하고 싶다. 병원은 우리가 항의하자 처음에는 치료비와 위로금 등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가 나중에 의료공단으로 넘길 테니 알아서 하라고 말을 바꿨다. 환자 관리는 소홀히 하면서 돈만 밝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내는 불안해서 현재 병원에서 퇴원시키고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병원장은 "비가 와서 낙엽이나 담배꽁초들이 하수구로 들어가며 배수가 잘 안 되는 것 같아 청소하기 위해 직원들이 (하수구를) 잠깐 열어둔 상태였다. 우리의 과실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의료공제조합에서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려고 한다. 환자가 안전 콘을 보지 못한 부분도 잘못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병원장은 이어 "요즘 국가적으로 안전 문제가 강조되고 있는 시기여서 저희도 그런 문제 관련해서 최선을 다하자고 회의도 했다. 안전 콘도 놔뒀는데 결과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져 너무 죄송하고 안타깝다. 환자의 보상에도 최선을 다해서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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