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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비켜라”…20여년 힘 키운 중국, 세계 무기시장 패권 노린다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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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20 06:00:00 수정 : 2022-11-20 09: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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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제14회 중국 국제항공우주박람회(주하이 에어쇼)가 8~13일 주하이에서 열렸다. 

 

에어쇼에는 최신 스텔스기 젠(J)-20과 윈유(YU)-20 공중급유기, 즈(Z)-20 헬기 등 중국이 만든 첨단 무기가 대거 등장했다. 

 

수호이(SU)-27과 F-7 등 러시아산 전투기 위주였던 1996년 첫 에어쇼 이후 20여년 만에 자체 개발한 스텔스기를 대중에게 선보일 정도로 중국 방위산업이 성장했다는 것을 국내외에 알린 셈이다.

 

중국 공군 J-20 스텔스전투기가 8일 제14회 중국 국제항공우주박람회(주하이 에어쇼)에 참가, 시범비행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주하이= 신화AP통신

◆스텔스·드론·미사일 등 첨단 무기 총출동

 

중국은 이번 에어쇼를 자국 방위산업의 기술력을 과시하면서 해외 무기수출을 촉진하는 계기로 삼았다.

 

이번 에어쇼에서 주목받은 무기 중에는 H-5K 폭격기에 2발이 탑재된 극초음속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이 있다. 

 

동체에 ‘2PZD-21’이라고 적혀있는 이 미사일은 외관상 음속의 10배가 넘는 속도로 최대 2000㎞를 날아가는 러시아산 킨잘 장거리 공중발사 탄도미사일과 비슷하다. 

 

먼 거리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SM-3 등 미국의 중장거리 대공방어망을 무력화하고자 개발된 것으로 추정된다.

 

H-6K에 탑재돼 에어쇼에서 공개됐다는 것은 미사일 기술과 더불어 폭격기와의 체계통합이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라는 점을 의미한다. 실전배치를 위한 준비가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도 있다.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쏘면 미사일 유효 사거리와 속도를 크게 늘리는 효과가 있다. H-6K에 탑재되는 미사일도 내륙 지역에서 대만이나 오키나와 등을 타격할 능력을 갖췄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이 만든 FH-97A 무인전투기가 8일 주하이 에어쇼 실내 부스에 전시되어 있다. 주하이=신화연합뉴스

에어쇼에 참가한 중국 공군 JH-7A2 전투기에 장착됐던 AFK-98A 공대지미사일도 주목을 받았다. 

 

사다리꼴 모양인 AFK-98A는 양쪽에 경사가 있고, 전면은 복잡한 다면체 구조로 구성됐다. 상단에는 접이식 날개가 설치됐다. 레이더에 포착될 확률을 낮추는 스텔스 기능과 정밀유도능력이 부여됐다는 평가다. 외형과 성능 등에서 프랑스의 스칼프나 미국산 통합 원거리용무기(JSOW)와 유사하다.

 

J-20과 함께 움직이면서 표적을 탐지·타격할 FH-97A 무인전투기도 공개됐다. 미국 보잉이 호주와 함께 개발중인 MQ-28과 외형상 비슷하다. 

 

FH-97A는 유사시 감시·정찰, 전자전, 근접항공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최대 8발의 공대공미사일을 탑재해 적기를 공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J-20 조종사는 FH-97A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해 전장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며, 위험한 지역에서의 작전을 FH-97A에 맡길 수 있다. 다만 조종사 1명이 J-20과 FH-97A를 모두 다루기는 쉽지 않을 수 있어 복좌형인 J-20B가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대륙 간 비행이 가능한 대형 공격용 무인기 윙룽(WL)-3도 처음 선보였다.

 

중국이 만든 윙룽(WL)-2 무인기와 탑재 무장들이 8일 주하이 에어쇼 야외 전시장에 전시되어 있다. 주하이=신화연합뉴스

첫 비행을 앞둔 윙룽-3는 공대공을 포함한 미사일과 폭탄 등으로 무장한다. 날개 아래와 동체 아래, 동체 내부에 무장을 실을 수 있다. 중국 측은 윙룽-3의 무인기의 탑재 중량과 하드포인트 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무인기와 드론 방어체계, 신형 전차와 장갑차를 비롯한 지상무기와 군함 등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는 자국 무기를 변형하거나 통합한 수출용 장비도 포함됐다. 

 

지상 장비들을 한데 묶은 연합군여단은 중국이 세계 최초로 제안하는 수출용 지상부대 통합 솔루션이다. 

 

지역 분쟁에 초점을 맞춘 연합군여단은 지휘소, 정찰대대, 전차대대, 기계화보병대대, 포병대대, 드론대대, 대전차대대, 방공대대 등 11개 전투 모듈로 구성됐다. 

 

각각의 대대에는 고객이 요구하는 가격과 성능에 맞는 장비들이 포함될 수 있고, 모듈 중 일부를 제외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체 비용은 20억~30억 달러로 추정된다.

 

중국 해군의 주력 함정인 052D급 구축함을 수출형으로 개량한 함정도 등장했다. 052D급은 파키스탄, 알제리, 나이지리아 등이 관심을 보였지만, 중국은 수출을 꺼려왔다. 

 

중국군 전차와 보병전투차가 9일 주하이 에어쇼 야외 기동시범장에서 이동하고 있다. 주하이=신화연합뉴스

하지만 이번에 052D급을 개량한 버전을 해외 시장에 제안, 고부가가치 군사장비인 군함 수출을 확대하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Whale Shark 6000’이라고 명명된 이 군함은 052D급에서 쓰는 H/LJQ-364 수색 레이더를 신형 능동위상배열(AESA)레이더로 교체, 수색 능력을 높였다. 

 

신형 130㎜ 함포를 장착했으며, 중국 해군이 사용하는 YJ-21 대함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축소한 수출형 YJ-21E 탑재가 가능하다. 수직발사기 64셀은 기존 054D와 동일하다.

 

YJ-21E가 원형보다 사거리는 짧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서방 함정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무기라는 점에서 강력한 타격력을 추구하면서도 재정적 여건이 충분치 않은 국가에선 관심을 가질 만한 무기로 평가된다. 

 

VT-5 전차의 무인형인 VT-5U도 등장했다. 필요한 경우 승무원은 전차에서 내려 원격 제어를 할 수 있다. 드론도 탑재해 승무원은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적도 포착할 수 있다.

 

중국은 2030년대 실전배치될 6세대 전투기의 컨셉 모형도 선보였다. 1인승 쌍발 제트엔진에 글라이더형인 6세대 전투기는 일본이나 영국, 프랑스가 개발을 추진중인 것과를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지만, 개발이 본격화하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 공군 J-20 스텔스전투기가 8일 주하이 에어쇼에 참가, 이륙 전 지상에서 대기하고 있다. 주하이=신화AP통신

◆러시아 ‘빈틈’ 노리는 중국…해결 과제도 남아

 

1990년대부터 항공우주·방위산업 분야에 투자해온 중국은 자국 수요를 충족하는 수준을 넘어서 해외로의 무기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에는 수많은 방위산업체가 있지만, 인민해방군에 장비를 납품할 수 있는 업체는 그 중에서 일부에 불과하다. 수주 경쟁에서 밀려는 업체들로서는 수출에서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

 

정치·경제적 이유로 서방측 무기 구매가 제약을 받거나 무기도입 루트를 다변화하려는 개발도상국이 주요 대상이다.

 

파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대표적이다. 인도와 대립하는 파키스탄은 미국에서 첨단 무기를 도입하는데 제약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J-10 전투기와 잠수함, 호위함 등을 중국에서 도입했다.

 

1980년대 중국에서 동풍(DF)-3 탄도미사일을 구매했던 사우디는 예멘 내전에 개입한 이후 윙룽-1을 비롯한 중국산 드론과 드론 방어체계 구매를 늘려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발생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국에 기회가 된다는 평가다.

 

주하이 에어쇼 참가자들이 8일 실내 전시장에서 중국이 개발한 전투기와 헬기 모형들을 관람하고 있다. 주하이=신화연합뉴스

러시아 방위산업계는 폭증하는 자국 무기 수요 충족이 우선이다. 

 

서방 제재로 부품 도입이 중단되면서 공급망이 악화된 러시아 방위산업계는 해외 시장 중 상당수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중국산 무기가 대안으로 주목받으면서 수출이 기존보다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지대공미사일은 이같은 경향이 가장 두드러질 분야로 꼽힌다. 

 

인도 등이 구매했던 러시아산 S-300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자국군 수요 충족마저 벅차다. 사실상 해외 시장에서 철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방공망 구축의 중요성이 부각된 상황에서 패트리엇(PAC-3) 구매가 어려운 개발도상국에 적절한 대안이었던 S-300의 공백은 상당한 문제다. 

 

개발도상국에 방공무기를 계속 수출해 왔던 중국은 지속적인 첨단 기술 개발을 토대로 한층 고도화된 방공체계를 판매할 준비를 마쳤다. 

 

중국이 만든 GQ-680 무인헬기가 8일 주하이 에어쇼 야외전시장에 전시되어 있다. 주하이=신화연합뉴스

미사일은 사거리 등이 향상됐다. 조기경보레이더, 자동지휘시스템 등도 저렴한 가격에 패키지로 제공할 수 있다. 

 

이번 에어쇼에서 중국이 공개한 훙치(HQ)-16FE 지대공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160㎞에 달해 ‘저가형 사드’로 불린다. 

 

중동과 아프리카 등에 상당한 규모가 수출된 무인기도 중국 무기수출 확대를 뒷받침한다. 

 

중국산 무인기는 미국산보다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고, 사용 과정에서의 제약도 많지 않아 이라크 등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를 중심으로 꾸준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이번 에어쇼에서도 중국은 40여개 기종의 무인기를 전시했다.

 

중국 내에서는 무기수출 규모를 늘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무기와 소프트웨어, 군수지원 등을 묶은 패키지 수출을 늘리고, 고부가가치 장비 판매도 촉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이어졌던 제품 위주의 수출 패턴이 바뀔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중국이 만든 TD550 무인헬기가 8일 주하이 에어쇼 실내전시장에 전시되어 있다. 주하이=신화연합뉴스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무기 구매국은 가격 외에도 신뢰성을 중시한다. 거액을 들여 사들인 무기를 별 탈 없이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독일산 레오파르트2 전차처럼 다수의 국가가 도입해 오랜 기간 운용하거나, F-16전투기처럼 실전에서 성능을 입증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튀르키예가 만든 바이락타르 무인공격기가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위력을 발휘하자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이 앞다투어 구매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용 이력이 충분히 쌓인 무기를 다수 보유한 미국 등과의 경쟁에서 중국이 취약하다고 지적되는 부분이다. 무인기는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실전에 투입돼 성능을 입증, 잠재 고객이 넓어지고 있지만, 아직 뒤처진 분야가 더 많다.

 

하지만 중국이 가성비와 파격적인 산업협력 등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면, 무인기 분야처럼 상당한 성과를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어서 중국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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