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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빈곤 포르노' 논란에 아동계는 불편…"본질 고민해야"

입력 : 2022-11-18 09:41:47 수정 : 2022-11-18 09: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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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빈곤 포르노 화보' 논쟁과 관련, 의료 취약계층 아동을 정쟁의 도구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아동계에서 나왔다.

최근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김 여사가 캄보디아에서 선천성 심장질환 아동의 집을 방문해 촬영한 사진이 공개된 이후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세 아동의 집을 찾아 아이를 안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이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시작됐고,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너무나 인격 모욕적이고 반여성적"이라고 맞섰다. 여당은 장 의원의 최고위원직사퇴와 출당을 요구하면서 장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1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아동계는 "의료 취약계층 아동을 정쟁의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대체로 논란 자체를 불편해하는 입장을 보였다.

김노보 전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은 "앙상하게 뼈만 남았거나 목숨이 위태한 아이의 모습 등 의도적으로 불쌍한 감정이 들게 하는 사진은 사용하지 않는 게 맞다"며 "논란이 된 사진은 그런 의도로 연출한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지나치게 사안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아동계 전문가 A씨는 "빈곤 포르노는 지난 40여 년간 국제개발 분야에서 다뤄져 온 주제 중 하나인데 용어의 과격한 느낌 때문에 현장에서 잘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논란이 될 수 있는 사진을 쓸지 여부는 현장에서 늘 고민하게 된다. 어떤 의도로 상대방을 대했고, 예의를 갖췄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리적 기준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아동계 전문가 B씨는 "의료 이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려는 시도는 괜찮았다"면서 "구호단체나 전문가 조언을 받아 현장에서 세심하게 윤리적 기준을 살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아동의 뒷모습을 찍는 등 신원이 드러나지 않게 하는 게 요즘 관례이자 아동에 대한 예의"라며 "당사자의 양해를 구했다고 하더라도, 좀 더 신경을 썼으면 불필요한 논란이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한 구호 활동 전문가는 "아동에 대한 동정심을 유발해 도와주는 건 국제적 기준과 규범에 맞는 원조가 아닐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빈곤 포르노는 모금이나 후원 등을 유도하기 위해 빈곤을 자극적으로 묘사해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사진이나 영상을 뜻하는 말이다. 1981년 덴마크 인권운동가 요르겐 리스너가 처음 사용했다.

한때 일부 단체들은 이런 방식의 광고로 모금액 목표를 달성하곤 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이미지를 고착화하고, 인종 차별과 사실 왜곡을 가져온다는 비판 속에 자성론도 일었다.

아동계의 한 전문가는 "컨선월드와이드, 세이브더칠드런 등도 과거 부적절한 광고로 문제가 됐다"며 "인식이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기존 방식대로 모금과 사업을 하는 단체들도 많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빈곤 포르노의 문제점에 대해 자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140여 개 NGO단체 연합체인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는 2014년 9월 '아동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아동 취재 과정에서 언론인과 NGO 관계자 등이 지켜야 할 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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