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내무부도 '소비자 판매 금지' 검토 착수
네덜란드 정부가 내년부터 흔히 ‘웃음가스’(Laughing Gas)로 불리는 아산화질소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한국은 2017년 웃음가스를 ‘환각물질’로 규정해 흡입을 금지한 바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웃음가스를 사고 팔거나 소유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률을 내년 1월 시행한다. 네덜란드 정부는 “운전자나 동승자 등의 환각 상태에서 벌어지는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냈다. 네덜란드에서 지난 3년간 발생한 교통사고 가운데 1800여건이 웃음가스에서 비롯한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19세기 영국 화학자에 의해 발견된 웃음가스는 흡입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얼굴 근육에 경련이 생겨 저도 모르게 웃게 된다. 애초 외과수술을 할 때 마취제로 쓰면 좋을 것이라던 바람과 달리 마약과 비슷한 일종의 환각물질로 변질했다. 네덜란드의 경우 각종 파티에 참석하는 젊은이의 약 37%가 웃음가스를 정기적으로 흡입한다는 통계도 있다.
문제는 인체에 미치는 심각한 부작용이다. 전문가들은 웃음가스를 과도하게 자주 사용하는 경우 비타민 결핍을 초래해 영구적인 신경손상이나 지속적인 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네덜란드 보건부는 “오락 목적의 웃음가스 흡입은 엄청난 건강 위험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다만 금지법 시행 이후에도 웃음가스를 의학적 목적에 한해 이용하는 것, 그리고 일부 식품산업의 제조 공정에 쓰는 행위 등은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네덜란드 정부는 밝혔다.
웃음가스에 대한 우려는 이웃나라 영국도 만만치 않다. BBC에 따르면 16∼24세 영국 젊은이들이 대마초 다음으로 가장 많이 오남용하는 물질이 바로 웃음가스다. 최근 웃음가스 반대 여론이 확산하자 영국 내무부는 이 물질을 일반 소비자한테 직접 판매하는 행위의 금지 여부를 검토하고 나섰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부터 웃음가스를 환각물질로 규정해 흡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 물질을 흡입하기 위해 소지하거나 실제 흡입한 사람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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