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는 11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헤브론 의료원과 앙두엉 병원을 방문해 한국 의료진을 격려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여사는 해외에서 의술을 베풀고 있는 우리나라 의료진을 격려했다”고 밝혔다. 헤브론 의료원은 한국인인 김우정 원장이 2007년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프놈펜 외곽의 작은 가정집을 리모델링해 무료진료소를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자리 잡은 곳이다. 현재는 100여 명의 직원과 함께 12개의 진료과와 심장·안과 전문센터를 운영한다. 매년 6만여 명의 환자가 여기서 치료받는다.
역대 대통령 부인 중 헤브론 의료원을 찾은 것은 김 여사가 처음이다. 김 여사는 김우정 원장과 이영돈 병원장 등의 안내를 받으며 병원을 둘러봤다. 주민들의 환영 박수에 두 손을 모아 “줌 리읍 쑤어(캄보디아에서 쓰는 크메르어로 ‘안녕하세요’라는 뜻)”라고 말하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특히 병원 2층 신장투석실에서 의료용 필터가 부족하다는 사연을 듣고 1년 동안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신장 투석 필터 100개를 기증하겠다고 했다.
김 여사는 헤브론 병원에서 심장 수술 뒤 일상 적응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을 만나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 김 원장은 “오랫동안 이곳에서 의료봉사를 해 왔지만 역대 여사님들 중 이곳을 찾아 주신 것은 처음”이라며 “순방 일정에서 제일 먼저 이곳에 찾아 주신 것도 더욱 의미 있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본인도 투병 중인 김 원장에게 “건강을 찾으셔서 우리에게 희망을 주셔야 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김 여사는 헤브론 의료원에 이어 앙두엉 병원을 찾았다. 앙두엉 병원은 1910년에 세워진 캄보디아 5대 국립병원 중 하나다. 하지만 설비 노후와 함께 진료 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르며 의료 서비스 수준이 점차 하향되기 시작했다. 우리 정부는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역량강화사업을 통해 앙두엉 병원에 2015년 안과 병동을 개원하고 이어 올해 3월 이비인후과 병원을 새롭게 단장해 다시 진료를 시작했다. 이 부대변인은 “캄보디아에서는 우리나라의 지원을 기억해 이 병원을 ‘한국병원’이라고도 부른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로우 리킹 병원장과 노현준 코이카 캄보디아 사무소장의 안내를 받아 이비인후과 병원 등 주요 의료시설을 둘러봤다. 김 여사는 100년 전 프랑스 식민지 시절 지어졌다는 구 병동의 시설과 진료실을 돌아본 뒤 “구 병동을 보니 새롭게 지은 병원의 중요성과 의미를 알 것 같다.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앙두엉 병원의 의료진들은 “한국에서 받은 의료진 역량 강화 연수가 진료할 때 큰 도움이 된다”며 “한국 정부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김 여사는 “앙두엉 병원을 통해 캄보디아와 우리나라의 우정이 더욱 깊어지고 친밀하게 지낼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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