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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MBC 취재 배제 논란…과거 정부 때는 어땠을까?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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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12 09:00:00 수정 : 2022-11-11 19:16:29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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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정부 비판 외신기자 기소했던 박 정권 등 소개
CNN 기자 백악관 출입금지와 비교…“트럼프도 안 한 일”
“서울은 세계 기자들 허브…이게 尹의 글로벌 이미지?”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기간 MBC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 것에 대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당사자인 MBC뿐만 아니라 대통령실 출입기자단, 언론단체들도 비판을 이어나가고 있고 외신들도 과거 사례와 비교하며 이번 MBC 배제 논란을 소개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는 한국의 언론단체들은 윤 대통령이 보도 편향을 이유로 MBC의 전용기 탑승을 금지한 것을 두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여당 시절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이 됐다’는 제목을 단 블룸버그통신 기자를 “검은 머리 외신”으로 표현한 것과 박근혜 대통령 시절 한국 검찰이 ‘세월호 참사 7시간 의혹’을 다룬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기소한 것을 언론 자유를 탄압한 사례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마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정부·여당은 MBC가 국익을 훼손하는 보도를 해왔다며 “취재를 제한한 것이 아니라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라고 맞섰다. 다만 언론단체들은 대통령 전용기 탑승 비용은 언론사가 부담하는 것이고 전용기 탑승을 마치 특혜를 베푸는 것처럼 말하는 대통령실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노무현 청와대 기자실 폐지논란 당시 야당은?

 

여야 간 정쟁이 심해지다 보니 과거 정부의 사례들도 하나둘 소환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출입기자실 폐쇄조치가 가장 유사한 사례로 거론된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임기 말 국무회의에서 “기자들이 기자실에 죽치고 앉아 담합을 하며 기사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작심 비판을 이어갔다. 이후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며 정부 부처 건물 안의 기자실을 없애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등 3곳의 합동브리핑센터로 통합하는 것을 추진했다. 이후 국정홍보처는 정부 부처 내 기존 기사실의 인터넷 연결을 끊는 등 기자들의 취재활동을 물리적으로 제약하기도 했다.

2007년 6월 17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과 언론인의 토론회 생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정부는 출입기자단 위주로 돌아가는 폐쇄적인 시스템이 아닌 개방형 브리핑룸을 만들겠다고 주장했지만 대부분의 언론사와 언론단체들이 ‘기자실 대못질’이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MBC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 대통령실 옹호하고 있는 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당시 정부의 출입기자실 통폐합을 강하게 비난하며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정권을 비판하는 언론에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것은 독재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 “오늘부로 정부청사 상주 기자 200명이 거리로 쫓겨난다”며 “기자실에 대한 대못질은 실정 중 실정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 기자들 “트럼프도 전용기 안 태운 적 없어”

 

일부 외신 기자들은 이번 사태를 4년 전 미국에서 일어났던 ‘CNN 백악관 출입금지’ 사태와 비교하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중간선거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짐 아코스타 CNN 백악관 출입기자와 이민자 정책 등을 두고 언쟁을 벌였고 이후 백악관은 CNN의 출입을 정지시킨 뒤 출입증까지 수거해갔다.

2017년 2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뉴욕 타임스 빌딩 앞에서 시위자들이 언론과의 연대를 과시하는 표지판을 들고 있다. 백악관은 28일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주요 언론사 여러 곳을 비공식 브리핑에 금지했다. AP연합뉴스

이에 백악관 출입기자단은 성명을 내고 “(백악관 출입을 위한)보안 허가를 불편한 관계의 기자를 벌주는 도구로 사용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강하게 반대한다”며 즉각 출입정지 조치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었던  폭스뉴스도 ‘기자들에 대한 취재 허가증을 무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후 CNN은 백악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기자의 출입정지 조치를 즉각 해제하라”고 명령하면서 CNN의 손을 들어줬다.

 

미셸 리 워싱턴포스트 서울지국장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각에선) MBC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전용기 탑승 금지 조치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비교하고 있지만, 트럼프는 뉴스 보도를 이유로 기자의 전용기 출입을 금지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로라 비커 BBC 기자는 자신의 SNS에 “서울은 세계 기자들의 허브와 같은 곳이 됐다, 많은 기자들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이동해왔다”면서 “대통령이 싫어하는 방송기자를 해외 취재에서 배제하는 것이 그(윤석열)가 그려내고 싶은 글로벌 이미지인가”라고 꼬집었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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