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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환 광부 2명 퇴원… “동료 돕는 제2인생 살겠습니다”

입력 : 2022-11-11 18:45:11 수정 : 2022-11-11 18: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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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 박정하씨 “광산 일은 못해
정부, 안전 작업장 조성 노력을”
또 다른 생환자 박씨 “도움 감사”

이철우 경북지사, 커피믹스 전달

“동료 광부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하고 싶어요.”

‘이태원 압사 참사’로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221시간 만의 ‘기적의 생환 드라마’를 보여준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사고 광부 박정하(62)씨가 11일 퇴원길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극적으로 구조된 지 일주일 만이다.

11일 경북 안동시 안동병원에서 퇴원한 박정하씨가 병원 로비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안동=뉴스1

작업반장이었던 박씨는 퇴원에 앞서 안동병원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 태어난 기분이다”라면서 “이렇게 살아 돌아간다는 생각을 못 했다. 국민들이 있었기에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광부 동료와 119 구조대, 동부광산안전사무소, 군부대, 안동병원 의료진, 이철우 경북지사 등에게도 일일이 감사의 뜻을 표했다. 박씨는 “이번 사고 탓에 앞으로 광산에서 일하긴 힘들 것 같다”면서도 앞으로 다른 광부를 돕는 ‘제2의 인생’을 살고 싶다고 했다.

박씨는 “전국 각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는 동료 광부들은 대한민국 발전을 이룩한 산업 전사다.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달라”며 “이들이 일하는 환경 자체가 80년대 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안전점검과 실태조사로 광부들이 안심하고 작업하는 작업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구조자인 보조작업자 박모(56)씨는 “이렇게 구조가 돼 살아 나오니 어떤 역경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생사의 기로에서 관심과 도움을 준 분이 많은데 많은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철우 지사는 이들이 고립됐을 당시 식사 대용으로 먹은 커피믹스 한 박스를 작업반장 박씨에게 선물하며 “광부 두 분의 생환 기적을 대한민국의 희망을 살리는 데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또 이 지사는 “시추기 등 구조에 들어간 비용 4억2000만원을 도에서 일괄 지급하겠다”고 덧붙였다.

11일 이철우 경북지사에게서 커피믹스를 선물로 받는 광부 박정하씨 모습. 연합뉴스

이들은 거처에서 통원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육체적 상태는 정상 수준을 회복했지만 사고 충격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따른 불안감 등 심리적 후유증 치료를 위해서다.

이 사고는 지난 10월26일 오후 6시쯤 광산 제1수갱에서 엄청난 양의 펄(토사)이 수직으로 쏟아지며 발생했다. 사고로 두 광부가 지하 190m 지점에서 고립됐고 221시간 만인 지난 4일 오후 11시3분쯤 가까스로 구조됐다. 경찰은 현재 광산 운영업체를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봉화=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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