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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나흘 만에 또 미사일 도발…국군 ‘태극연습’ 반발 성격도

입력 : 2022-11-10 06:00:00 수정 : 2022-11-09 23: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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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천서 SRBM 1발 동해상 발사
나흘 만에 도발… 軍 “안보리 위반”
北 군용기 항적 포착돼 분석 중
‘태극연습’ 사흘째… 반발 성격도

북한이 9일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을 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3시31분쯤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1발을 발사했다. 비행거리는 약 290㎞, 고도 약 30㎞, 속도는 마하 6(음속의 6배)으로 탐지됐다. 북한이 쏜 미사일 기종은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KN-23이나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 등 신형 SRBM 계열로 추정된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힌 9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숙천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날아간 미사일은 북한이 SRBM 표적으로 쓰는 함경북도 길주군 앞바다의 무인도인 알섬보다 서쪽에 있는 무인도를 타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미사일 발사를 전후로 탄착지역 부근에서 북한 군용기 항적 수 개가 포착됐다. 군은 이 같은 공중 활동이 미사일 발사와 연계된 것인지 여부에 대해 추가 분석 중이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미 간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한·미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이 진행 중이던 지난 2∼5일 30여발의 미사일을 쏜 뒤 나흘 만이다. 핵과 미사일 등을 포함한 군사적 위협에 대비한 지휘소연습(CPX)인 태극연습을 군이 실시한 지 사흘째, 미국 중간선거 개표가 한창 진행되는 시점에서 미사일 도발을 재개했다. 북한은 각종 선전매체를 동원해 태극연습을 두고 “컴퓨터 모의훈련이라고 하여 그 침략적, 공격적 성격과 위험성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발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5일 오전 11시32분 평안북도 동림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SRBM 4발을 발사했다. 지난 3일 오전에는 평양 순안 일대에서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SRBM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황해북도 곡산 일대에서 스커드-C로 추정되는 액체연료 구형 SRBM 3발을 쏘기도 했다.

 

지난 2일에는 분단 이래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공해상 방향으로 미사일을 쏘는 등 10여시간 동안 4차례에 걸쳐 미사일 20여발을 퍼부었다.

 

◆NLL 넘어온 北미사일은 지대공 ‘SA-5’

 

북한이 지난 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쏜 미사일은 러시아가 1960년대 개발한 SA-5 지대공미사일로 분석됐다.

9일 국방부에서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이 북한 미사일 잔해물 추정 물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일 동해 북방한계선 이남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연합뉴스

9일 국방부에 따르면, 군은 북한이 동해 NLL 이남으로 쏜 미사일 잔해물을 지난 6일 인양해 분석한 결과 SA-5 미사일인 것으로 판명했다. 주 날개 4개와 액체연료통, 엔진 등이 일부 남아 있는 동체에는 러시아어 표기가 있었으며 한글은 없었다.

 

SA-5 지대공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300㎞에 달한다. 북한은 SA-5를 한·미 공군 전투기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평양 등에 배치하고 있다. 지대공 무기이지만 지대지미사일로도 쓸 수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 미사일을 본래 목적인 지대공미사일로 쏜 것이 아니라 NLL 이남을 향해 탄도미사일 궤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NLL 이남으로 SA-5를 쏜 것에 대해 구형 미사일을 사용해 기술 유출 위험을 차단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구형 무기 재고를 줄이고, 유사시 SA-5를 지상 공격용으로 쓰는 방안을 시험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9일 국방부에서 북한 미사일 잔해물 추정 물체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북한이 본래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하는 비효율적 행위를 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S-300 지대공미사일을 지상 공격용으로 썼고, 한국군이 1965년 미국에서 도입했던 나이키 허큘리스 지대공미사일도 지대지 공격능력을 갖고 있었다는 점에서 북한이 SA-5의 용도 변경을 고려했을 가능성도 있다.

 

군은 SA-5가 북한의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보다는 위협 수준이 낮다고 보고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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