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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동물권이야기] 윤리·과학적으로 더 정확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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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03 22:52:16 수정 : 2022-11-03 22: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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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태어난 원숭이를 어미에게서 떼어내고 눈꺼풀을 봉합하는 것, 쥐에게 독성 물질을 강제로 먹여 중독사시키는 것, 개에게 강한 전기충격을 가해 ‘학습성 무력감’을 실험하는 것 등등 의학, 독성학, 심리학과 같은 분야에서 무수한 동물실험이 행해지고 있다. 2021년 우리나라에서는 합계 488만 마리의 다양한 종의 동물이 실험에 이용되었고(2020년보다 73만여 마리 증가), 동물실험윤리위원회는 4만8535건 중 단 200건을 제외하고는 전부 동물실험을 승인했다.

고통을 느끼는 동물에게 의도적으로 고통을 야기하고, 생명까지 침해하는 동물실험은 비윤리적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이러한 실험, 연구들이 ‘(인간들에게) 필요한 것’이라는 검증되지 않은 이유로 동물들의 고통과 죽음이 정당화되고 있을 뿐이다.

문제는 동물을 이용한 실험이나 연구가 ‘꼭 필요한 것’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수십 년간 많은 과학자와 의사들이 지적해왔듯, 동물에게서 확인된 결과를 인간에게 적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탈리도마이드나 오프렌 사례 등), 그다지 중요한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는 실험이나, 이미 나와 있거나 다른 방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재확인하는 것에 불과한 연구도 많다.

동물을 이용한 연구, 실험에서는 3Rs 원칙이 존재한다. 동물 사용을 다른 방법으로 대체하고(Replacement), 가능한 한 더 적은 동물을 이용하며(Reduction),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복지를 높여야(Refinement) 한다는 원칙이다(동물보호법 제23조). 최근에는 기술 발전에 따라 사람의 세포 및 조직 이용,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컴퓨터 모델링과 같이 동물을 이용하지 않고, 더 예측도가 정확한 방법들이 존재한다.

3Rs 원칙을 잘 지키고, 동물실험을 다른 방법들로 대체해가는 일은 사람들이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만 우리가 아무런 감시나 요구를 하지 않는다면 쓸데없이 고통받고 죽는 동물들의 수는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박주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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