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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방식 사람마다 달라”… 행사 줄취소 비판 [이태원 핼러윈 참사]

, 이태원 참사

입력 : 2022-11-02 18:54:33 수정 : 2022-11-03 01: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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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공연인 “생계수단” 호소

‘애도의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정부가 이태원 참사에 따른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한 뒤 지역축제와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 같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참사 희생자 유족의 슬픔에 공감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생계로 직결되는 행사들이 취소된 데 따른 것이다.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2022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개막식이 취소된 지난 10월 31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작업자들이 코리아세일페스타 홍보 현수막을 잠시 떼어내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창작은 예술가에게 추도의 방식이기도 하다. 참사의 주범인 국가는 우리의 추도를 목조르지 말라’는 내용의 글이 폭넓게 공유되고 있다.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함께 아파하고 위로하고 같이 치유해 나가는 최소한의 애도 기간을 정하는 것이 인도주의적 조치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일부 시민들은 “애도는 해야 하지만 방식이 잘못됐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공연·예술을 업으로 하는 시민들의 경우 참사의 아픔에 공감한다면서도 생업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자신을 전업 예술인이자 공연자로 소개한 A씨는 SNS에서 “공연 하나는 자진 취소했고, 다른 하나는 서울시 권고하에 취소돼 이번달 수입 70%가 사라졌다”며 “예술가와 공연인의 활동은 ‘노는 것’이나 ‘애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직업이고 생계수단”이라고 호소했다. 

 

참사가 발생한 용산구의 경우 애도를 넘어 지역 생태계가 붕괴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용산구가 자체 애도 기간을 정부의 국가애도기간보다 긴 11월 말까지로 정하고, 해당 기간의 모든 행사, 회의 등 단체활동과 자치회관 프로그램을 중단하기로 하면서다.

 

전날 용산구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B씨는 “문화예술과 행사는 누군가에게는 생업인 동시에 그 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하고, 위로하고, 사회를 향해 질문 던질 수 있는 창구다. 그러한 통로를 틀어막고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막는 전시행정이 진정한 애도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시민들이 일상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하고 질문을 던지게 해달라”며 “그리고 제대로 된 방식으로 참사를 수습하고 책임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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