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이 찾아낸 이태원 참사 ‘토끼 머리띠’男 “나 아니다. 증거 있어”

페이스북 캡처

지난달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 사고와 관련해 생존자와 목격자들이 “밀어”라고 외치며 군중들을 고의로 민 무리가 있었다고 주장했던 가운데 ‘토끼 귀 머리띠’를 쓴 남성이 이를 해명했다.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는 ‘이 모든 사태의 제일 큰 원인으로 지목 되고 있는 토끼머리띠 무리’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글에는 온라인 상에 게재된 사고 영상에서 토끼 머리띠를 착용한 남성의 모습을 포착한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해당 게시글에는 토끼 머리띠 남성의 얼굴이 모자이크 없이 공개됐고 누리꾼들은 남성에 대해 “사건의 주범”, “자수하라”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앞서 토끼 머리띠를 쓴 남성이 사고 당시 사람들을 밀었다는 소문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됐다. 이태원에서 겨우 살아 나왔다는 한 누리꾼은 30일 새벽 “내 뒤에 20대 후반처럼 보이는 놈이 ‘아 XX. X같네 밀자 애들아’ 이러고 친구들끼리 ‘밀어! 밀어!’ 이 XX함”이라며 “사람들은 뒤에서 밀어버리니까 우수수 넘어짐”이라는 내용의 후기를 전했다.

당시 누리꾼은 자신을 밀었다는 남성이 가르마펌에 토끼 머리띠를 썼다는 구체적인 설명을 남겼으며 이후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후기 게시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이후 해당 소문이 확산되며 각종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얼굴이 떠돌자 토끼 머리띠 남성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해명글을 게재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남성은 “저와 친구가 핼러윈 사고 현장 범인으로 마녀사냥 당하고 있다. 토끼 머리띠를 하고 그 날 이태원에 방문한 사실은 맞지만, 사고 당시 저와 친구는 이태원을 벗어난 후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 남성은 “증거도 있다”며 사고 당일 지하철 탑승 내역을 공개했다. 이태원 사고의 최초 신고 시각은 오후 10시15분이지만 남성은 오후 9시55분 이태원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오후 10시17분 합정역에서 내렸다.

이에 대해 남성은 “오해는 할 수 있겠지만 마녀사냥은 그만 멈춰주시길 바란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누리꾼들을 고소하겠다고도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번 이태원 사고 책임 규명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며 사고 현장 인근 CCTV 52대를 확보, 목격자와 부상자 44명을 조사하는 등 참사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강민선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