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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플라스틱 순환경제, 탄소중립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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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0-24 23:05:35 수정 : 2022-10-24 23: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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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반 개발된 플라스틱은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이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동시에 ‘인류 역사상 최악의 발명품’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고대 그리스어로 ‘형태를 빚을 수 있다’라는 뜻을 갖는 ‘플라스티코스’(Plastikos)에서 유래한 플라스틱은 가볍고 가공이 쉬우며 가격 또한 저렴해 우리의 생활 곳곳에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편리하다는 이유로 쉽게 생산하고 소비해 온 플라스틱이 이제 인간의 건강한 삶과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한번 버려지면 수백년이 지나도 썩지 않고,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해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며, 먹이사슬을 통해 인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2060년 전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량은 2019년 3억5300만t 대비 3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플라스틱 오염을 인간과 생태계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환경문제로 지목한 바 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

국제사회는 탄소중립 이행의 주요 수단으로 플라스틱 순환경제에 주목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제한했고, 재활용할 수 없는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올해 3월 유엔환경총회에 참석한 170여개국은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을 종식시키기 위해 생산부터 사용, 처리 등 전주기적(full-lifecycle) 관리를 강화하는 국제협약을 2024년까지 마련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플라스틱 다소비 국가인 우리나라도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맞춰 플라스틱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지난 20일 ‘전주기 탈플라스틱 대책’을 마련하였다. 이번 대책에는 2024년 이후 ‘포스트 플라스틱’ 시대에 대응하여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줄이고 재활용 체계를 고도화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우선, 다회용기 등 대체 서비스에 기반한 일회용품 감량을 본격 추진해 나갈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음식배달 등으로 인한 플라스틱 포장재 등이 급증하면서 다회용기 매장, 무포장 점포 등 친환경 소비에 관심을 갖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국민들의 가치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소비자가 일회용품 포장재 대신 다회용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대체 서비스 시장을 활성화하고, 무포장점포, 다회용기 배달 음식점 등 친환경 매장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있다. 다회용기 사용에 대한 탄소중립실천포인트 등 인센티브 제공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사용한 플라스틱은 고품질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폐플라스틱 수거·선별 체계를 선진화할 것이다. 재활용이 쉬운 방식으로 제품이 설계되도록 생산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재생원료 사용 의무를 신설하여 재활용 수요도 확대해 나갈 것이다. 그동안 재활용이 어려웠던 복합재질 플라스틱, 오염된 폐비닐 등은 열분해유로 생산하여 석유 대체원료로 활용하는 화학적 재활용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에서 플라스틱 순환경제는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가 함께 이루어내야 할 시대적 과제이다. 국민들의 지혜로운 실천, 기업의 재활용 기술 개발과 정부의 지원 및 규제 개선 노력이 모여 탈플라스틱이라는 일견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건강한 환경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실천하자.


한화진 환경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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