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의 한 대학교가 ‘혐중’ 발언을 한 유학생의 퇴학 소식을 알리는 공고문에 ‘한국은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는 표현을 써 논란이 된 가운데, 학교 측은 “중국인 교수가 작성한 것으로, 문제 학생에 대한 유학생들의 원성이 자자해 이를 누그러뜨리려 쓴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19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따르면 최근 호남대학교 국제교류처가 작성한 중국어 공고문이 게재됐다.
공고문에 따르면 호남대학교는 혐중 발언으로 학생들 사이에 갈등을 조장한 22학번 경영학부 중국인 유학생 A씨를 퇴학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A씨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 대만 국기를 올리고 기숙사에서 대만 국가를 틀어 중국 유학생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게 공고문의 내용이다. 또 중국의 오성홍기를 찢어 신발을 닦는 등 계속해서 중국 유학생들을 도발하는 행동을 이어오며 잦은 싸움을 일으켰다고 한다.
이밖에 룸메이트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허위 신고를 하거나, 기숙사 내에서 술을 마시고 학생들과 다툼을 벌였다. 다른 유학생 3명이 A씨를 분리 조치해달라는 진정서를 학교에 제출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학생 기숙사 관리 방침을 여러 번 위반했음에도 반성이나 뉘우침이 없었다는 점도 공고 내용에 포함됐다.
이에 호남대학교 국제교류처는 “유학생 관리 조례에 근거해 학교 측과 상의를 거쳐 퇴학을 결정했다”며 “다른 학생들도 이 일을 계기로 이 같은 행동을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논란이 된 부분은 학교 명의로 작성된 공고문에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해왔다(韓國支持一 介中國原則)”는 문구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원칙으로 중국과 대만·홍콩·마카오 등은 나누어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공고문이 퍼지자 누리꾼들은 “중국에 있는 대학교 공지가 아니라 진짜 한국 대학교 공지가 맞느냐”, “유학생 비중이 높은 학교라 이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내보이며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호남대학교 측은 “공고문은 중국인 교수가 작성한 것”이라며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공부에 집중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작성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A씨는 부모의 요청으로 학교의 인솔 하에 지난 13일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