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초유의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와 관련해 카카오 측은 해당 센터에 있는 서버 중 절반가량이 복구됐거나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양현서 카카오 부사장은 이날 화재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15일) 화재가 발생한 SK 주식회사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대해 “카카오는 안양 등에도 데이터센터가 있지만, 이곳에 서버를 약 3만2000대 정도 두면서 메인 센터로 삼았다”며 “현재 1만2000개 정도의 서버가 복구됐고, 2~3000대는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본래 사고 발생 시 20분 내 복구가 매뉴얼이지만, 서버 손실량이 워낙에 크다”면서 카카오톡 등 서비스가 완전히 복구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양 부사장은 “화재 현장이었기 때문에 진입이 어려운 점이 있어 시간이 조금 더 지연되고 있다”며 “이용자분들의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서버 3만2000대가 전부 다운되는 것은 IT 업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저희가 예상하는 리스크(위험) 대응 시나리오가 있었지만, 화재는 워낙 예상을 못 한 시나리오였기 때문에 대비책이 부족하지 않았나 보고 있다. 대비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양 부사장은 “시스템이 이중화돼 있어서 데이터 손실에 대한 우려는 0%”라며 데이터 손실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카카오 먹통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 된 화재에 대해 SK C&C 측은 화재 발생 이후 자체 매뉴얼에 따라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김완종 SK C&C 클라우드 부문장은 “화재가 발생하자마자 경보 단계에 따라 자체 소화기를 작동하는 등 메뉴얼에 따라 신고했다”며 “초기 대응에도 소방 시설은 정확히 작동했다”면서 “데이터센터 자체적으로 전원 공급 장치가 존재하지만 (이번 화재는) 불이 날 수 있는 상황까지도 가정하는 극단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SK C&C 측은 화재 진압에 물이 사용됐기 때문에 전원 공급을 차단했다고도 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와 소방당국 등 유관기관 관계자 10명이 이날 오전 10시 40분부터 오전 11시 40분까지 1시간 동안 SK 판교캠퍼스 건물 A동 지하 3층 배터리실을 중심으로 1차 감식을 벌인 결과 발화 지점은 지하 3층 UPS(무정전전원장치) 3E-1 랙 주변인 것으로 조사됐다. 발화 원인은 배터리 또는 랙 주변 전기적인 요인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17일 오전 11시부터 좀 더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함께 불이 난 현장에 대한 합동감식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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