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기관 단축해 생산 효율 극대화
토종어류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데다 포획하더라도 돈을 들여 버리던 생태계 교란 외래어종이 액체 비료로 재탄생했다.
경북 의성군은 생태계 교란 외래어종을 활용한 발효액비 제조기술 시연회를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배스와 블루길은 1970년대 미국에서 식용으로 들여왔다. 토종 물고기와 알을 마구 잡아먹고 번식력까지 높은 데다 쏘가리·가물치 등 천적이 드물어 개체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두 어종이 점령한 호수에서는 붕어·잉어 같은 토착 어류의 씨가 마르다시피 했다. 환경부는 1998년 배스와 블루길 등을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했다.
전국 지자체는 생태계 교란 외래어종의 증가를 막고자 돈을 들여 배스와 블루길을 잡고 폐기하는 상황이다.
의성자연농업연구회는 생태계 교란 외래어종의 처리법에 대해 고민해 왔다. 지난해 농촌진흥청의 ‘외래 퇴치어종 활용 친환경 발효 액비 제조사업’에 선정돼 사업비를 받아 액체 비료 생산에 성공했다.
안계면 시안리 한 농가에서 진행된 시연회에는 군이 지역 어민들에게 1㎏당 5000원에 수매한 배스와 붉은귀거북, 블루길 등 생태계 교란 외래어종 1t이 사용됐다. 여기에 당밀과 유용미생물을 넣어 일정 기간 발효하면 유기 액체 비료 2t 정도가 만들어진다. 발효 기간도 기존 300일에서 90일로 단축해 자가액비 생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권병록 자연농업연구회장은 “생선액비를 직접 만들려면 기간도 오래 걸리고 심한 악취로 고생을 많이 했다”며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냄새 없고 품질 좋은 생선액비를 연중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이번 사업이 친환경 농가의 농업경영비 절감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앞으로도 농가의 어려움을 세심히 청취하고 해결점을 찾아 농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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