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임시장 박원순 정책 공세
野, 주로 시정·지역구 현안 질의
HDC현산 행정처분 지연 질타도
올해 서울시 국정감사는 절반쯤은 ‘박원순 국감’이었다. 국민의힘은 박 전 시장 시절 벌어진 대북 코인 의혹, 네이버의 비정상적인 성남FC 후원, 에디슨 모터스 밀어주기 의혹 등을 추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맞서 지지부진한 HDC현대산업개발 징계, 서울시의 잇따른 친일 논란을 물고 늘어졌다. 안심소득, 공공임대주택 확대,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해법, 산업은행 부산 이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키를 잡은 지 1년 6개월이 됐음에도, 올해 국감 주인공은 서울시 정책과 시정 철학이 아닌 전임 시장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은 박 전 시장 시절 석연치 않은 서울시 행보를 질타했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대북 코인 의혹과 관련, “박 전 시장, 서울시 간부들 사이에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사법 조사를 요청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 시장은 “보고받기로는 실무 차원에서 코인 관련해 (북한과) 접촉한 사항은 없다고 한다”고 답했다.
대북 코인사업은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을 개발한 미국의 버질 그리피스가 2019년 평양에서 북한에 가상화폐로 대북제재를 피하는 방법을 소개한 내용이다. 그리피스가 한국 내 사업 연락책인 에리카 강 크립토서울 대표와 주고받은 이메일에 ‘서울시장(박 전 시장)과 성남시장이 북한의 암호화폐 거래 연결망 구축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 쓰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울시 연루설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은 서울시가 허가한 비영리법인인 희망살림 의혹을 따졌다. 박 의원은 “빚탕감 운동을 하는 희망살림(현 롤링주빌리)이 네이버로부터 받은 후원금 40억원 중 39억원을 성남FC에 광고료로 지원했다”며 “희망살림은 이재명 전 시장, 박 전 시장을 양 날개로 해 떴다”고 밝혔다. 같은 당 김웅 의원도 “(이후) 네이버는 숙원이던 제2사옥을 성남시로부터 허가받았다”며 “이 정도 되면 희망살림은 뇌물 퀵배송업체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서울시의 법인 관리가 제대로 됐는지 추궁했다.
오 시장은 “누가 봐도 정상적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며 “국감 이후에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필요하면 감사도 하겠다”고 답했다.
김웅 의원은 중국 장쑤 신강 오토모티브로부터 주요 부품을 들여와 조립하는 수준인 에디슨모터스가 최근 3년간 서울시 보조금 417억원을 받은 것을 문제 삼았다. 또 서울시 전기버스 회사 평가에서 에디슨모터스가 2019년부터 1, 2위를 다투다 지난해 6위로 추락한 점을 들어 평가가 공정했는지 물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아울러 박 전 시장 시절 일부 시민단체가 서울시 사업을 나눠먹기한 정황, 미니 태양광 사업의 부실과 먹튀 의혹을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주로 정책 질의와 지역구 현안을 들고 나왔다. 오 시장이 겉으로는 ‘약자와의 동행’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정반대 행보를 하는 것 아닌지 우려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은 연이은 서울시 친일 논란을 언급하며 “같은 시기에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문제가 반복되면 국민이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광화문광장의 일장기 연상 그림에 대해 “작가는 억울해한다”며 “비판이 백퍼센트 옳다고 판단해서 (서울시가) 철거한 게 아니고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철거했다. 작가의 설명을 들어보면 의미가 있다”고 답했다.
같은 당 이형석 의원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오 시장은 즉답을 피하며 “역사를 해석함에 있어서 각자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달랐다 생각한다”고 했다.
같은 당 임호선·조응천 의원은 광주 학동·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사망 피해를 낸 HDC현대산업개발이 서울시 행정처분이 늦어지는 사이 서울 공공재개발 사업을 수주했다고 꼬집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서울시 광역자원회수 시설에 다이옥신 배출 기준이 없어 노동자들이 다이옥신에 무방비로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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