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부실화 않도록 방안 강구”
이자 감당 못 한 전세 매물 속출
서울 전세 2년 전 보다 싼 매물도
전세자금 대출 대부분이 변동금리형으로 이뤄져 초읽기에 들어간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 위험에 크게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전세자금 대출 현황에 따르면 은행권 변동금리형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51조5000억원으로 전체 162조원의 93.5%나 차지했다.

변동금리형 대출 비중은 2019년 말 83.2%에서 2020년 말 86.7%로 최근 3년간 상승추세다. 고정금리형 대출이 서민금융지원을 위한 일부 정책금융상품에서 제한적으로 공급된 가운데 최근 몇 년 동안 일반 전세대출 잔액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리가 인상되면 전세대출 비중이 큰 20∼30대의 상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대출의 연령별 차주 구성을 보면 20∼30대 청년층이 약 60%를 차지했다. 6월 말 현재 20대 차주 수는 30만6013명(22.2%), 30대 차주 수는 54만2014명(39.4%)으로, 20∼30대 차주가 전체의 61.6%로 나타났다.
대출 금액 기준으로도 20대 차주 23조8633억원(14.1%), 30대 차주 70조1325억원(41.5%)으로 집계됐다. 20∼30대 전세대출 잔액(93조9958억원·55.6%)이 100조원에 육박한 셈이다.
진 의원은 “전세자금 대출은 주거를 위한 생계용”이라며 “금리의 가파른 인상으로 청년층이 과도한 빚 부담을 떠안아 부실화하지 않도록 전세자금 대출 대환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세자금 대출 이자 비용을 감당못해 전세 매물이 늘어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전세값이 2년 전 가격보다 싼 물건들이 나타나고 있다.
2020년 8월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2법 시행으로 전셋값이 급등했는데 2년 만에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 것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현재 전세 물건이 12억원 선에 나오고 있다. 이는 2020년 9∼10월 이 아파트의 최고 전세 계약 금액인 13억∼14억원에서 1억∼2억원가량 낮은 셈이다.
잠실 엘스 전용 84㎡도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전세물건의 시세가 11억∼12억원 수준이다. 이는 2년 전 최고 전세 계약 금액인 12∼14억원보다 1억원 이상 낮은 수치다.
이같은 전세값 하락현상은 전세 보증금 액수가 큰 아파트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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