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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뻘 승객이 폭언… 카카오택시 별점 탓 대꾸도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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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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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승객 별점 기사 평가 기준 사용
택시기사들 “별점의 노예화. 이게 상생안인가”
“승객·카카오 ‘이중 갑질’에 동료기사들 떠나”
회사 측 “악의적인 평점 하나는 영향 없어”
카카오모빌리티 가맹 택시에 승객이 승차하는 모습.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자식뻘 되는 젊은 사람들한테 이유 없는 폭언을 들어도 꾹 참을 수밖에 없어요. ‘별점 테러’를 당하면 우선배차가 제한되는 등의 불이익이 있거든요. 사실상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셈이에요. 손님들 ‘갑질’에 못 견뎌 사측에 말해도 중간에서 과도한 수수료만 챙겨갈 뿐 어떤 조치도 취해주지 않더군요. 손님이 잘못하고도 별점을 안 좋게 주면 기사에게 불이익이 돌아오는 시스템이 정말 카카오모빌리티가 말하는 ‘상생’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 택시 호출 수수료 등 관련 문제를 따지기로 한 가운데, 일선 현장의 택시기사들은 별점 평가 시스템 등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하고 나섰다. 이들은 카카오T 택시 운영사인 카카오모빌리티가 불공정하고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할 뿐 아니라 고객의 무리한 요구까지도 감내하도록 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카카오T 블루 외에 일반 중형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유료 부가상품인 ‘프로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기사가 원하는 지역, 목적지 등을 설정해 그 주변의 호출을 더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택시기사가 일정 금액을 내면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기사보다 좋은 배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프로 멤버십을 가입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택시기사를 평가하는 별점 시스템에서 4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해당 기준보다 별점이 낮은 택시기사들은 프로 멤버십에 가입할 수 없어 우선배차 기능을 제공받지 못한다.

 

지난해 7월 이 같은 가입 제한을 두자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반발이 일었고, 카카오모빌리티는 두 달여 뒤 프로 멤버십 가격을 월 9만9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60% 인하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기사들에게 제안한 ‘상생안’이었다.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 내 택시기사 별점 평가 페이지.

 

상생안을 내놓은 지 1년여가 흐른 지금 현장의 기사들은 “핵심 문제였던 고객과의 갈등은 여전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T 블루에 가입했다는 택시기사 구모(62)씨는 “가격 인하는 진정한 상생 방안이 될 수 없다”며 “가장 큰 문제는 택시기사들이 손님과 카카오의 ‘이중 갑질’에 묶여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데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구씨는 얼마 전 젊은 손님들한테 폭언을 들었음에도 한 마디 대꾸조차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주에 손님이 콜한 장소로 갔는데 손님이 없었다. 주위를 뱅뱅 돌며 손님을 찾았는데 건너편에 있길래 불법 유턴까지 해가며 갔다”며 “저를 보자마자 ‘왜 전화를 안 받느냐. 승차 거부를 하려는 것이냐’며 소리를 질렀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전화가 안 왔다고 말씀드렸더니 승차 거부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길래 꾹 참고 사과를 했다”면서 “이후 평점을 보니 원래 4.8점이었는데 4.5점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구씨는 “우리에게는 0.1점이 정말 소중하다”며 “평점 4점이면 배차 제한, 그 이하면 배차 중지를 시켜버리는데, 가입비 50만원에 수수료다 뭐다 돈은 돈대로 내고 결국 어떤 혜택도 얻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택시기사 박모(64)씨는 “손님이 마스크를 안 쓰거나 택시 안에 음료를 쏟아도 아무 말도 못했다”며 “불친절하다고 별점을 안 좋게 주면 일을 못 하게 되니 억울함을 감내하고 그냥 못 본 척, 사람 좋은 척 넘기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주변 동료기사들이 이런 어려움에 하나둘 떠나고 있다고도 전했다.

 

김모(59)씨도 “택시는 카카오에서 독점하고 있다 보니 불만이 쌓여도 어쩔 수 없이 쓰게 된다”며 “손님들 내려줄 때마다 ‘별점 좀 잘 주십시오’라고 구걸하는데, 솔직히 그냥 안전히 모셔다드리기만 하면 되는 거지 자괴감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김씨는 “주관적이고 일방향적일 뿐인 별점이 우리를 노예로 만든다”며 “카카오에서는 고객들 편의만 이야기하면서 기사들 처우는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택시기사들의 불만에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일부 승객이 악의적으로 나쁜 평점을 준다고 해서 바로 불이익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카카오T 블루 평점은 현재 ‘평균’을 기준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일부 승객이 악의적으로 안 좋은 평점을 주더라도 꾸준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온 기사라면 큰 영향이 없다”며 “일정 기준들은 기사들에게 제한을 가하기보다는 우수 기사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한 공통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T 택시에서는 승객이 호출할 때 기사의 평점을 미리 확인할 수 없고, 평점을 기반으로 특정 기사를 지정해 호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단건의 낮은 평점으로 배차에 직접적으로 불이익이 간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낮은 평점이 지속되거나 민원이 있을 때에는 해당 기사를 대상으로 소비자 만족도 향상을 위한 재교육을 실시할 뿐”이라며 “기사가 부당한 신고를 받았다고 느껴질 때는 직접 소명할 수 있는 절차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승객과 기사가 서로 긍정적인 승차 경험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기사도 승객을 평가할 수 있는 상호평가 시스템도 마련돼 있다”며 “사측도 기사님들과 언제나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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