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 친환경 제품 만들어
삼성전자 등에 후원받는 ‘토보스’
남는 건축자재 사고파는 앱 운영
스타트업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자원 재활용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다만 스타트업이 ‘수익’에 초점을 맞추는 데 비해 대기업은 대체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위한 탄소배출 절감에 무게를 두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플라스틱 저마다의 쓰임을 찾아 착하게 소비되는 자원 선순환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기업 ‘우시산’은 폐플라스틱을 수거·재활용하는 기업이다. SK사회적경제창업팀으로 출발했고, 2019년 SK이노베이션의 ‘스타사회적기업 프로그램’에 선정돼 지원을 받았다.
우시산은 고래로 유명한 울산의 옛 지명이다. 고래 뱃속으로 들어가는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가치를 높이는 일)해 인형·의류·가방 등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 고래를 비롯한 해양생물을 구하고, 바다를 지켜 아름다운 지구 환경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울산항에 들어오는 선박에서 나오는 PET(페트), 한국도로공사 휴게소에서 모인 페트, 신세계에서 모은 페트 등 우리나라에서 수거된 페트로 제품을 만든다. 현재 매장은 울산 2곳, 부산 1곳, 대구 1곳, 고속도로 휴게소 21곳이 있다.
변의현 우시산 대표는 “새로운 재료가 아니라 버려지는 자원을 모아서 제품을 만들다 보니 초창기에는 ‘비싼 쓰레기 제품’ 같은 부정적 인식이 꽤 있어 ‘돈’이 안 됐다”며 “하지만 가뭄과 홍수 등 기후변화를 실감하다 보니 지금은 사람들 인식도 많이 좋아졌고, 기업과 정부의 관심도 커져 여건이 괜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토보스’는 남는 건축 자재를 사고파는 모바일 앱 ‘잉어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공사 현장에서 여유 있게 주문한 자재가 공사 후 남았을 때 멀쩡한데도 대부분 폐기 처리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데서 사업 구상이 시작됐다. 토보스는 ‘땅(土)을 돕는(補) 모든 것’이라는 의미로, 폐기되는 소중한 자원을 쓰일 곳에 쓰이게 하겠다는 게 회사의 목표다. 삼성전자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관하는 ‘C랩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앱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면서 사업이 시작됐다.
대기업들은 스타트업을 지원할 뿐 아니라 탄소배출 절감 차원에서 직접 자원 재활용에도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에너지 사용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인 삼성전자는 ‘혁신기술을 통해 기후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의 ‘신(新)환경경영전략’ 선언을 내놓았다. 이 전략에는 원료부터 폐기·재활용까지 전자제품의 모든 주기에 걸쳐 자원순환성을 높이는 프로젝트에 돌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LG전자는 2001년부터 경남 함안군에 있는 칠서리사이클링센터(CRC)를 운영하며 폐가전을 회수한 뒤 플라스틱, 철, 비철금속 등 다양한 자원으로 분류해 재활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부터 사업장 3곳에 투명 페트병 무인수거기를 설치해 시범운영 중이다. 페트병을 투입하기 전에 본인의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며, 페트병 1개당 50 SV(사회적가치)포인트가 본인 계정으로 적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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